하와이의 강풍과 궂은 날씨도 "한류 열풍"에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오하우의 터틀베이골프장 파머코스(파72·6천52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5 시즌 개막전 SBS오픈(총상금 100만달러) 첫날 한국선수 6명이 10위 이내에 포진하는 위력 시위를 벌였다.
 선두는 6언더파 66타를 때린 "필리핀의 박세리" 제니퍼 로살레스가 차지했지만 루키 임성아(21·MU)가 4언더파 68타로 공동 2위에 올랐고 박지은(26·나이키골프), 한희원(27·휠라코리아), 김초롱(21), 강지민(25·CJ), 그리고 "장타소녀" 위성미(16·미셸 위) 등이 2언더파 70타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 무려 28명을 출전시킨 "코리언 군단"은 하와이 특유의 종잡을 수 없는 바람과 간간이 흩뿌린 소나기 등 기상 조건에 고전하면서 리더보드 맨 윗줄은 양보했지만 LPGA 투어의 "실세"로서의 위상을 과시한 셈.
 "코리언 군단"의 개막전 선봉은 태극마크를 달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퀄리파잉스쿨 재수 끝에 올해 LPGA투어에 발을 디딘 임성아가 섰다.
 임성아는 전장이 길지 않지만 함정이 많은 코스를 정확한 샷으로 요리하면서 6개의 버디를 뽑아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헤더 보위, 앤젤라 스탠퍼드(이상 미국) 등과 함께 로살레스에 2타차 2위로 상쾌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백전노장 줄리 잉스터(미국)가 3언더파 69타로 단독 6위에 오른 가운데 이 대회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박지은과 한희원은 로살레스에 4타 뒤진 공동 7위로 무난한 1라운드를 마쳤다.
 지난해 1승을 챙긴 김초롱과 지난해까지 제한 시드권으로 간간이 투어 대회에 얼굴을 내밀다 정규 멤버로 승격된 강지민도 첫 날 성적표는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대회 출전 때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전국구 스타 위성미는 홈코스의 이점을 살려 첫날부터 상위권에 합류, 당당한 우승 후보로 등록했다.
 위성미는 특히 미국 아마추어 1위를 달리다 LPGA 투어에 뛰어든 10대 거물 신인 폴라 크리머(19·미국)를 압도하며 "10대 스타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위성미는 버디 4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냈지만 크리머는 버디 2개에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 등을 묶어 1오버파 73타(공동 45위)에 그쳤다.
 위성미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한국의 10대 스타" 최나연(18·SK텔레콤)은 3오버파 75타를 치며 공동 75위까지 밀려 LPGA 투어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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