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울산총회와 전국체전 등 국내외 행사를 앞두고 울산시에 비상이 걸렸다. 장기화되고 있는 노동분규를 잠재울 묘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초청인사나 관광객들에게 '노사분규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현재 울산에서 전개되고 있는 분규는 울산 건설플랜트노조 분규 외에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이 있다. 또한 지난해 폐업한 K시내버스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요구 피켓시위, 전국 공무원노조 소속 노조원들의 울산파업 공무원 징계철회 농성 등도 있다. 여기에 고리핵발전소 추가건설 저지 및 주민투표 성사를 위한 울산비상대책위의 1천배 릴레이도 가세하고 있다.

이들 움직임의 공통점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파업을 제외하고는 울산시청을 중심으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차량을 동원하거나 앰프, 확성기 등을 틀어 놓고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고통이 말이 아니다. 그러나 특히 걱정인 것은 당장 코앞에 IWC울산총회가 닥쳤는데도 노동분규 해결의 실마리조차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달 27일부터 6월24일까지 열리는 제57차 IWC울산총회의 경우 자체 문제만으로도 머리를 앓고 있다. 포경국과 반포경국간의 포경재개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울산총회에서의 격돌이 사실상 예고돼 있는 상황이다.

울산시 역시 어느 쪽으로든 입장정리를 해야 하는 입장 속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린피스와 환경단체들도 항구 주변을 돌면서 포경재개 반대와 고래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내외 행사를 유치했으면 축제분위가 돼야 하는데 울산시는 포경재개 찬반과 노조 파업의 와중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이다.

아무튼 국제행사가 열리는 행사장 주변이나 시청 주변에서 분규가 계속되는 현상은 울산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결정적 사유가 될 수 있다. 분규 참가자들이 이를 만에 하나 악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 시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울산에서 열리는 두개의 국내외 행사를 망치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반대한다. 울산 외의 사람들에게 조차 분규도시라는 부정적 측면을 굳이 보여줄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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