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열리는 산업박람회가 올 들어 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수도 울산에서, 그 것도 매년 열리는 행사인데 그렇다. 가관인 것은 위기를 맞게 된 이유가 '예산부족'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할 수가 없다. 매년 열리는 행사라면 이미 노하우가 축적돼 있을 것이고, 예산확보에서도 신규 사업과는 여유가 있었을텐데 말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됐는지 관련부서와 관계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없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산업박람회는 19일부터 22일까지 동천체육관과 롯데호텔 일대에서 68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기간 중에 동천체육관에 123개의 전시관이 설치되고, 주변에서 다양한 행사도 열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소요예산은 중소기업청에 벤처촉진지구 사업비 중 경상사업비 1억5000만원, 벤처컨설팅 사업비 등 3억800여만원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청이 벤처컨설팅 사업비 1억4천800여만원만 책정하고, 나머지 예산은 전액 삭감하면서 행사가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울산시는 자체 사업비(경상사업비) 1억5천만원으로만 행사를 치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 같은 상황을 맞게 된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매년 열리는 행사준비 과정에 소홀했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온전하게 치뤄도 시원찮을 행사를 반쪽 행사로 만들 수 있겠는가.

울산의 산업박람회는 그동안 산업도시 울산을 알리는데 많은 기여를 해 왔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들이 업체의 존재와 제품을 알리는 장으로 활용이 됐고, 판로개척 등에 있어서도 정보교환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올해도 신기술, 신제품관, 자동차산업관, 기계 화학관, IT산업관, 테크노파크관 등을 개설한다 해서 벌써부터 적지 않은 기대가 쏠려있었다.

그러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매년 지적을 받아 온 대기업의 불참이 올해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러다가는 행사의 폐쇄여부를 검토해야 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울산시에서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격년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다고 보여진다. 무슨 행사든 일단 출발을 하면 지속성과 홀로서기를 생각해야 한다. 울산시의 냉정한 진단과 처방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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