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대 도심숲인 남산·삼호산에 서식해오던 야생동물들이 남구 옥동의 문수로를 넘어 울산대공원산으로 대거 이동했거나 이동중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두 지역을 연결하는 생태통로를 개설, 도심숲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의 안전한 이동과 교류를 통한 종·개체 보전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남산·삼호산의 경우 지난 80년대까지 도심숲 야생동물들의 생태보고였으나 이후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자연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반면 울산대공원산은 비교적 인적이 드물고 인위적인 개발이 적어 야생동물 생태계가 보전되면서 새로운 생태보고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근래 문수로변 옥동 중앙교회 인근의 소규모 저수지 주변 등 대공원산에서는 도심숲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뱀, 두꺼비, 족제비, 도롱뇽 등의 개체가 늘면서 흔히 발견되고 있다. 또 남산·삼호산과 대공원산 사이에 있는 문수로 일대에는 안전한 이동통로를 확보하지 못한 야생동물들이 대로를 횡단하다 숨진 사체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같은 도심숲 야생동물의 생태계 이동과 관련해 우리는 우선 남산 일대 야생동물들이 고립, 멸종되기 전에 대공원산과 교류할 수 있는 안전한 생태통로를 개설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또한 울산전역의 친환경적인 도시관리를 위한 계획 및 사업의 환경성 평가와 검토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도 구체적인 생태지도 작성도 시급하다고 본다.

아울러 개설 예정인 오산교~남산~대공원산~남부순환도로를 연결하는 도시계획도로의 경우 자연생태계 파괴 정도 및 그 악역향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도심숲 생태계의 피해 최소화와 보완책 등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무리한 개발사업을 벌일 경우 남산은 물론 대공원산 일대의 생태계도 파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작년에 '생태도시 울산 추진계획'을 세우면서 자연생태계 보전·복원 및 생태공간 창출을 위한 생태통로 조성, 도시 생태지도 작성 등을 포함시켰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환경과 경제의 상생'이란 구호가 녹슬지 않았다면 하루빨리 구체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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