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가정의 달'이라고는 하지만, 노인들은 우울하다. 이 달 들어서만 벌써 10명이 세상을 떠났다. 대부분이 신병이나 처지를 비관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이유들로 외롭게 고민하다 쓸쓸히 죽음의 길을 택했다. 죽음 외에 노인학대도 적지 않다. 울산광역시노인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4월말 현재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수는 40여건나 된다.

노인문제가 사회적 현상으로 떠오른 것은 60년대 이래부터 이다. 국민 소득 수준의 향상과 의학의 발달, 보건위생의 개선등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노인인구 증가 외에도 도시의 핵가족화, 익명성 및 실업 등으로 노인문제는 이제 사회문제로 확실하게 부각이 됐다. 그러다 보니 맞고 살거나 신병으로 또는 생활고에 시달려서 더 이상 생활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슴을 끊는 자살 노인들도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됐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주최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소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자살이 최근 10년 사이에 4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5세 이상 자살률은 10만명당 103.1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65­74세의 자살률도 2003년 57.7명(이하 10만명당)으로 93년의 19.4명 보다 3배 가량 늘어났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풍이나 치매 등 질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혼자 병사하는 사람 등 불행한 죽음을 맞는 노인들까지 포함할 경우 매년 세상을 떠나는 노인들의 숫자는 훨씬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그 속에는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과거의 전통적 윤리관이 무너지는데 충격을 받아 죽음을 택하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들에 대한 정부 및 자치단체의 대책이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사실이다. 특히 자살의 경우 예측할 수가 없는 만큼 각별한 사전 배려가 요구된다. 아울러 노인 문제를 가정윤리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것도 금물이다.

그 보다는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있도록 경로연금을 현실화 하고, 저렴한 비용의 양로원 ,요양시설 등을 확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공론화할 사안으로 가정의 달 5월에 보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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