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역사상 처음으로 유치한 대규모 국제회의인 제57차 IWC(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가 정점에 접어들었다. 지난 5월27일 개막 이후 워크숍, 과학위원회, 실무위원회를 거쳐 오늘부터 5일간 총회가 열린 뒤 오는 2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IWC 총회의 핵심의제는 포경(고래잡이)에 관한 것이다. 무분별한 남획을 막기 위해 지난 86년 금지된 상업포경 재개문제를 놓고 IWC내 찬반 의견이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해 세계의 이목이 울산회의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총회장인 롯데호텔 앞에서는 포경지지단체와 포경반대단체 관계자들이 각각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또 어제 현대호텔에서 열린 고래자원의 '지속적 이용을 위한 국회의원 연맹(SUPU)' 회의에는 전세계 30여개국의 국회의원과 IWC회의 대표 등이 참가해 '상업포경 금지조치 해제' 등 4개안의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포경지지국의 국회의원들까지 포경재개논란에 적극 가세하는 모습은 찬반논쟁의 치열함을 반증하는 사례라 할 것이다. 또한 포경에 반대하든, 찬성하든 자국민의 이익과 연계시키는 국제적인 기류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 정부도 고래관련정책의 노하우 축적과 명확한 입장 정립이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개최도시 울산으로서는 이번 주 마지막 5일의 총회가 가장 중요한 회의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폐막 순간 까지 결코 방심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울산회의가 지금까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총회기간에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포경찬반을 놓고 대규모 집회가 예고되고 있는 점은 회의장 주변의 질서유지에 특별한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올해보다 찬반논쟁이 덜 했던 수년 전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열린 IWC 회의 때도 찬반집회가 충돌 직전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는 뒷얘기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울러 울산시는 이번 주 세계 각국의 취재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만큼 '고래도시 울산'은 물론 '산업·문화·관광도시 울산'을 알리는 일에도 그야말로 전력투구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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