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한 학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빠듯한 일정속에 허덕거리는 6월이 올해는 정말 눈깜박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 세계를 놀라게 한 태극 전사들의 월드컵 선전때문이었다.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선전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은 사람은 바로 대한한국 국민이었다. 한다면 하고야 마는 의지의 한국인의 모습에 우리 스스로도 놀라고 말았다. 더구나 수백만명이 일시에 모여 세계 초유의 거리 응원전을 펼친 다음 날이면 우리 국민은 다시 평상으로 돌아가 학업과 업무에 몰입하였으며 세계인의 잔치를 치루고도 우리의 일상은 평온하기만 하였다. 무엇보다도 자랑스러웠던 것은 이렇게 높은 국민 수준이 한 지역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우리 울산에서도 캠프를 차리거나 경기에 임했던 외국 선수들과 관람자 그리고 이를 지켜본 울산시민은 작은 어촌 울산이 이제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광역시이며 세계의 도시 울산이 되었음에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이미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를 예찬해 왔다. 자연 자원도 부족한 작은 반도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세계의 IT 강국으로 우뚝 섰으며,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고 말이다. 더나아가 나라의 70%가 산악지대로 경작할 농토가 협소해 안타까워 했지만 오늘날의 환경문제속에서 생각해 보면 산이 우리의 환경을 보호하고 있으니 하느님이 보우하신 것이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다름아닌 인적 자원이다. 한국은 풍부하고 우수한 인적 자원의 국가이다. 이는 국민의 향학렬과 노력의지 덕분이다.

 우리 나라 국민이 월드컵을 향한 열정만큼이나 강한 의지로 항상 뛰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자녀교육이다. 모든 국민이 한가지 목표를 향해 뛰느라 혈전을 벌이고 있다. 유아기 뿐 아니라 심지어 태내기부터 시작되는 조기교육에 수조원이 투입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헌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등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패배의식과 좌절감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조금만 시각을 달리하면 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열정적인 한국민이 한가지 목표로 나아가 한 줄을 서는 경쟁대신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바로 수많은 창의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의 강한 점을 발견하여 이를 개발하는데 노력하는 것이 창의적인 발전을 이루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 우리와 다른 집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생활에서 다양성은 자리잡을 것이며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첩경이 될 것이다. 창의성은 정도는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있다. 또한 창의성은 계발될 수 있는 능력이다. 창의성은 보다 타고난 능력에 해당하는 영재성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둘은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바로 다양한 측면을 지닌다는 사실이다.

 지난 봄, 지역의 Think Tank인 울산대학교가 명실공히 울산 인재양성의 기틀을 세우고자 과학영재센터의 문을 열었다. 이때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했던 것은 바로 다양한 영재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었다. 영재는 지능이 우수한 사람, 특수 학문 영역(언어, 수리, 물리, 화학, 지리 등등)에서의 우수한 수행을 보이는 사람, 창의적·생산적인 사고력을 지닌 사람, 지도자적인 능력을 지닌 사람, 예술적 재능이 우수한 사람, 동작·정신운동 능력(Psychomotor Ability)이 우수한 집단 등 다양하다. 월드컵을 통하여 우리 국민의 폭발적인 열정을 보면서 이러한 열정이 분출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마련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멋질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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