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9.11 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를 체포 또는 사살하기 위해 해병대와 특수부대를 동원해 육·해·공 입체작전에 돌입했다고 미 언론들이 31일 일제히 보도했다.

 CNN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군 해병대 전투요원과 특수부대원들은 아프가니스탄 중부 산악지대에 은신한 것으로 보이는 오마르를 체포하기 위한 본격 작전에 돌입했으며 일부 병력이 전투준비를 갖추고 은거지를 향해 출발하는 모습이 31일 잇따라 목격됐다.

 CNN 방송은 완전 무장한 미 특수부대원들이 오마르 생포 및 사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으며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미군들이 동굴 등 피신처를 샅샅이 훑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각각 약 20명씩의 해병대원들이 탑승한 CH-46E 씨나이트 헬기 3대가 아프간 현지 시각으로 31일 일몰 직전인 오후 5시~6시(미 동부시간 오전 7시30분~8시30분) 칸다하르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북서쪽을 향해 날아갔다고 현장을 목격한 사진기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CNN은 오마르가 칸다하르에서 북서쪽으로 190㎞ 떨어진 헬만드주 바그란 산악지대에 숨어 있으며 오마르를 보호하기 위해 약 2천명의 탈레반 병사들이 함께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빈 라덴이 지난 12월 중순 토라 보라 동굴지역을 탈출한 뒤 바그란 인접 지역으로 이동해 다시 은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보고가 있었으나 국방부 관리들은 그의 소재를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미 해군이 P-3C 정찰기 등을 동원, 알-카에다와 탈레반 간부들이 선박을 이용해 예멘이나 소말리아 등지로 탈출하지 못하도록 선박 수색 및 해상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마르의 소재와 관련,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은 "오마르가 바그란에 있다면 그는 체포될 것"이라며 "우리는 기어코 그가 붙잡히는 걸 볼 작정이다"고 말했다.

 오마르는 지난 12월7일 칸다하르에서 달아나 바그란으로 향했으며 현지의 종족사령관인 압둘 와히드의 비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31일 새벽 2시에는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약 20대의 무장 차량행렬이 칸다하르에서 헬만드주 쪽을 향해 출발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6대의 군용 및 민간차량에 탑승한 20명의 특수부대원이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미군 병력은 현재 바그란 남쪽에서 탈레반 잔류병력에 대한 압박공세를 가하고 있는 반 탈레반 군벌 사령관 굴 아그하 시르자이 휘하 병력과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헬만드주 지사 셰르 무하메드는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바그란 바로 남쪽인 무사칼라 마을과 카자키 마을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일부 관리들도 미군 해병대와 특수부대원들이 오마르 체포작전을 수행 중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미 중부사령부는 그같은 작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국방부의 크레이그 퀴글리 대변인도 "완전한 오보"라면서 "칸다하르를 떠난 해병대원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오마르에 대한 포위망은 상당히 좁혀졌으며 체포작전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국방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 오마르를 체포하기 위해 대규모 미군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강력히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군벌 사령관 시르자이의 측근 유서프 파슈툰은 지난 30일 수천명의 병력을 동원해 탈레반 잔당들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개시하려 했으나 탈레반측이 오는 3일까지 항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작전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무하메드 헬만드주 지사는 바그란에서 탈레반 병사들을 이끌고 있는 압둘 와히드가 "오마르는 바그란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으나 반 탈레반 군벌 사령관들은 탈레반측이 오마르의 탈출 시간을 벌기 위해 수를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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