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칠 때 떠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기다려도 앙코르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큼 어렵다. 미련과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검찰의 살인사건 수사과정이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는 기발하고도 기막힌 아이템에서 출발한 영화는 범인 색출에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숨막히고 흥미진진한 과정을 돌아온 영화의 결론은 단순 명쾌했다.

'박수 칠 때 떠나라'. 그것이 이 수사극의 제목이 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이 받는 여운은 꽤나 길고 매력적이다.

4일 개봉하는 '웰컴 투 동막골'에 이어 11일 개봉하는 이 작품 역시 장진 감독의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연극에 이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장 감독은 연극에서 검증받은 특유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에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적절히 교배했다. 인물 클로즈업과 적당한 CG, 그리고 드라마틱한 카메라 워킹. 또 있다. 흥행 보증수표 차승원을 최고로 섹시한 검사로 만들어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영화는 곳곳에 현실을 풍자하는 다분히 냉소적이면서도 코믹한 상황을 펼쳐놓는다. 마치 남자들의 시답지 않은 농담을 보는 듯.

연극적인 표현도 부분적으로 살렸는데, 많은 참고인들의 모습이 과장되게 그려졌다. 모두가 진지하고 심각하게 진술하지만 하나같이 엉뚱하게 오버를 한다. 또 최연기 검사(차승원 분)와 용의자의 팽팽한 신경전 역시 연극적인 뉘앙스를 살렸다.

반면 그런 상황이 소름을 돋게도 한다. 거짓말 탐지기 실험을 위해 온몸에 전기선을 단 신하균이 "난 여자예요"라며 절규하는 모습은 사이코 드라마로 빠진다.

장 감독은 영화가 가진 탄탄한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끌고 나가 막판 반전의 효과를 놓치지 않았다. 웬만한 영화 도사들도 범인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없을 듯. 극중 최연기 검사의 "물 반 고기반이라 손을 담궜는데 비늘이 날카롭다. 짜증난다"는 대사는 관객에게 공감을 얻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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