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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신의 영화세계- <5>]한국 SF영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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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5.08.07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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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연구는 여기까지 하라고 신이 우리들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신과 인간의 경계선을 느끼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것을 이뤄 내다니…" 황우석 박사가 첫 번째 복제 실험을 성공하고 발표했을 때 외국 과학자들의 반응이었다.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한 황 박사.

한국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도 찬사해 마지 않는다. 한국이 세계 최고의 복제기술을 보유한 것과 한국영화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영화는 이데올로기의 복화술'이라는 말이 있다. 즉 영화 줄거리나 화면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가정에서 많이들 영화를 감상하지만,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일종의 집단 최면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독재자들이 정권을 잡으면 언론을 장악하는 동시에 영화의 줄거리와 화면을 통제했다.

멀리 다른나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한국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반공 영화와 새마을운동 영화를 장려하는 정책을 폈다. 가장 단순히 말하면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는 미국주의가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지구의 평화와 안녕은 미국이 지킨다'는 영화 줄거리로 이어지는 것과 같다. 헐리우드 영화 화면에 미국의 성조기는 꼭 한번 화면에 등장하고 미국의 국가는 자주 들려진다. 미국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은 미국 국가를 따라 부를 줄도 알고, 성조기는 친숙한 좋은 나라로 인식된다. 그것이 바로 영화의 힘이다.

만약 한국영화에서 외계인이 최첨단 무기를 들고 한국을 침공하는 영화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 군대가 출동하고 상상을 초월한 외계인의 무기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한국사람. 그런데 주인공이 기지를 발휘해서 (지구상의 최첨단 무기를 사용하는 설정을 제외하더라도) 한국을, 한발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을 구한다는 영화가 있다면 반응은 어떨까?

이야기의 구성과 설정에 따라 반응이 많이 다르기도 하겠지만 대체로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특히 미국 사람이 지구를 지키는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은 한국 사람은 물론 중국이나 프랑스가 지구를 지켜도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오죽하면 '지구를 지켜라'에서 외계인으로 오인받은 백윤식씨를 고문하는데 물파스를 사용했겠는가? 물론 코믹적인 요소도 작용을 했지만….

한국의 과학자들도 과학을 장려하고 알린다는 입장에서 한국의 S.F(Science Fiction)를 적극 장려하느라 몇 년 전 과학문화재단과 동아수출공사에서 SF시나리오를 공모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선작이 없어 고심하다가 겨우 장려상 이하 만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심사평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글을 쓰는 사람은 문과를 전공했고, 이과를 전공했어도 어려운 과학적 이론들이 재미있게 작품 속에 투영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 많이 드는 이야기는 한국에서 제작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럴수록 참신하고 기발한 이야기의 창출이 필요한 것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이 투표로 뽑은 최고의 영화는 무엇일까? 쥬디 포스트가 주연한 '콘택트'(Contact)다. 영화적 화면을 위해 몇 개의 장면이 인위적으로 설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실제 관객은 거의 알지 못한다.) 철저한 과학적 고증으로 이뤄져 있으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수작이며, '이 무한한 우주에서 우리 인간 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공간의 낭비'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우주 공간에 진출하지 못한 한국은 생물의 복제에서는 다른 선진국을 앞섰다. 이 말은 한국 영화에서 복제인간이 화면을 누비며 이야기를 장식해도 완전 거짓말이라는 혹평이 아닌, 그럴싸한 거짓말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황우석 박사는 대단한 일을 했다. 서울 판 커뮤니케이션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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