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울주군과 경상북도 경주시·청도군, 경상남도 양산시·밀양시의 2개 도와 1개 광역시, 5개 시·군에 걸쳐 약 255㎢의 1000m급 8개 산을 중심으로 형성하고 있는 거대한 산악군을 영남알프스라 한다.

 가지산(加智山)은 영남 알프스의 맹주봉으로, 높이는 1240m, 가지산(迦智山)이란 이름 외에도 석남산, 석면산 등으로 불리웠다. 그 밖에도 "가지"의 어원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먼저 "가지"는 까치의 옛말 "가치"를 나타내는 이름으로 보고 있다. 까치는 우리 민족에게 길조로 해석된다. 〈삼국유사〉권 4, 의해(義解) 보양이목(寶壤梨木)조에도 까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후삼국 시대에 당나라에서 보양국사가 불법을 전수받고 돌아 올 때 서해에 이르자 용왕이 그에게 아들을 딸려 보내면서 "지금 삼국이 소란하여 아직 불법에 귀의하는 군주가 없지만, 만일 내 아들과 함께 본국의 작갑(鵲岬·가지산)에 돌아가 절을 지으면 수년이 못되어 반드시 불법을 보호하는 어진 군주가 나와 삼국을 평정할 것입니다"하였다. 보양이 돌아오니 한 늙은 스님이 자칭 "원광"이라 하면서 인궤(印櫃)를 전수하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이에 보양이 운문령에 올라가 바라보니 까치가 떼를 지어 땅을 쪼고 있으므로, 용왕이 말한 작갑이 바로 저 곳이구나 하고 불사를 일으켜 작갑사를 세웠다 한다. 가지산 북록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가지산이나 운문산을 "까치산" 또는 새산으로 부르고 있다.

 "가지산(迦智山)"이란 이름을 불교식으로 해석하면 석가(釋迦)가 머무는 산, 혹은 가섭(迦葉)의 지혜가 담긴 산이 된다. 또 신라 때 이 지역이 거지화현이었으니 고을이름으로부터 "거지=가지"의 어떤 관계가 성립될지도 모른다.

 상북면에서는 가지산을 산꼭대기가 자주 구름에 덮인다고 해서 구름재라고 부른다. 천화산(穿火山)이라고도 부르는데, 화산지대에서 땅을 뚫고 나왔다는 뜻이므로 예전에 화산이 분출된 분화구였을 수도 있다. 실지로 이 지대는 지질학상으로도 안산암(安山巖) 계통의 화강석이 널리 분포되어 화산지질임을 알 수 있고, "시례호박소" 등의 산상 소택지는 분화구에 해당된다.

 밀양지방에서는 가지산을 실혜산(實惠山)이라고도 부른다. 그 연유는 산속에 "실혜촌"이라 부르는 부유한 마을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이 실혜마을은 한일합방 이후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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