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이 가려운 병을 항문 소양증이라 한다. 항문소양증 만큼 치료하기 힘든 병도 드물다. 증상은 밤에 심하며 항문 주위에 습기가 많아지는 여름철에 심해진다.

항문소양증은 병이 아니라 하나의 증세다. 즉 원인을 제거해주면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만성 소양증 환자들은 원인조차 잘 모른다.

그렇다면 항문을 가렵게 만드는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첫째, 불결한 항문 위생 상태를 들 수 있다. 배변 후 항문에 대변이 남은 경우, 꼭 끼는 속옷, 과도한 땀 등으로 인해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 만성적인 소양증은 너무 과도하게 씻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둘째, 약물이나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나 당뇨병, 갑상선기능 이상 등의 전신질환, 항문 주위 피부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혹은 요충이라는 기생충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기생충약을 복용한다.

셋째, 치핵 치루, 치열 등의 양성 항문질환이나 직장이나 대장의 염증성 질환이나 종양에 의해 소양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대개 항문질환은 피나거나 아프거나 뭔가가 튀어나오거나 하는 증세가 주를 이루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가려움증이 주 증세가 되기도 한다.

넷째, 특발성 소양증이라고 해서 원인이 애매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가 이 질환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환자들의 항문을 보면 주위에 긁어서 생긴 피부 변형이 심한 상태를 보이며 그 결과로 남은 상처들을 많이 보게 된다. 즉 어떤 원인에 의해 한 번 긁기 시작하면 상처가 나고, 그 상처로 인해 진물 나고 가렵고, 다시 긁게 되고, 또 상처 나고를 반복하면서 점차 항문 피부에 변형을 가져와 만성 상태로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전에 가려움증을 유발했던 원인이 없어져도 계속 가렵게 된다.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항문질환이나 감염 등 원인이 분명한 경우에는 적절한 수술이나 감염균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치료의 원칙은 항문을 항상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하며, 항문에 자극을 주는 일체의 행위를 삼가야 한다.

긁거나 비누사용, 연고제의 남용, 과다한 좌욕 등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배변 후 깨끗한 물로 씻고 부드러운 솜이나 수건으로 가볍게 닦은 뒤 헤어드라이어나 선풍기 혹은 비데의 건조기능 등으로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이밖에 커피, 차, 콜라, 우유, 알코올, 토마토, 치즈, 초콜릿, 담배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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