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한 북한 핵사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여전히 핵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의 슈칸신초는 17일 발매에 들어간 최신호에서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영변에서 근무했다가 지난달 중국을 거쳐 제3국으로 망명한 북한 출신 여성과학자 이미씨(가명·48)씨가 망명전 남긴 전언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이씨는 자신의 망명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비정부조직(NGO) "구하라! 북한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측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해 답했다고 주간지는 전했다.

 이씨는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김정일 현 국방위원장이 핵개발의 책임을 맡았으며, 한동안 핵 개발속도가 떨어졌으나 지금은 이전만큼 힘을 쏟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영변 핵시설이 문제가 된 이후에 북한은 함흥 등지에 생물화학무기개발 시설을 세우고 쥐와 토끼를 상대로 동물실험을 해 왔으며, 특히 정치범과 중범죄인 등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변 핵개발 시설 내에 있는 연구동은 비밀유지를 위해 101호, 304호 연구소와 175공장, 66사업소, 8월기업소 식으로 모두 숫자로 되어 있으며, 2만여명의 직원들에게는 별도의 기밀유지비가 지급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이씨는 영변 핵사찰이 이뤄졌을 때 핵개발 시설에 사용되는 모든 물자는 영변 약산 지하동굴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핵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은 30대 전후의 김서인 박사라는 인물로, 일찌감치 천재성을 인정받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려로 13살 때 몰래 외국유학을 떠나 21살에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이같은 이씨의 증언에 대해 일본의 일부 전문가들은 "통상 북한의 핵개발이 80년대 중반 이후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주장은 이미 50년대에 옛 소련의 원자로를 들여와 70년대 핵개발을 마친 것으로 되어 있다"며 신빙성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주간지는 그가 1979년 영변 핵시설 근무를 그만둔 뒤에도 망명 전까지 여러차례 핵시설 근처에 갈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서 증언에 신뢰를 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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