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27)와 길(28), 이 두 사람의 집합체인 '리쌍'의 음악에는 마음 속 그늘진 길을 찾아내는 장치라도 달려 있나 보다. 이들의 음악은 쓸쓸함을 달래주는 소주 한잔처럼, 그렇게 싸할 수가 없다.

'러시'와 '플라이 하이', '리쌍부르스'가 그랬고 이제 막 나온 3집 '내가 웃는 게 아니야'가 그렇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내가 걷는 게 걷는 게 아니야'라고 외치는 이 곡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입가에서 맴돌고 있다.

"지독하게 평범한 얘기라서 그런 것 같아요. 우리 얘기니까요."(길)

"포장이 없잖아요. 거대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 마음에 와닿는 작은 영화라고 해야 할까요."(개리)

2년 반 만에 돌아온 이들의 3집 제목은 '라이브러리 오브 소울(Library Of Soul)', 부제는 '삶집'이다. 13곡에는 제각기 다른 13개의 영혼이 살아있다. '내가 웃는 게 아니야'에는 사랑에 슬픈 영혼이, '광대'에는 무대 위에서 뛰노는 영혼이, '개리와 기리'에는 젊은이의 영혼이 들어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은 형님들과 친구들, 동생들이다. 이들의 재산이 얼마나 많은지는 앨범 속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작은 글씨로 빼곡이 적힌 이름, 사진 속 얼굴은 모두 이들과 술잔을 기울인 사람들이다.

개리와 길은 인터뷰 내내 3집 자랑보다 형님들 자랑을 더 많이 했다. 리쌍의 보이지 않는 멤버이자 제3의 멤버라는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JK와 끝까지 변하지 않을 거라는 DJ DOC의 이하늘은 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임에 틀림없다.

리쌍은 11일 서울 삼성동 클럽 벡스에서 파티를 갖는다. 물론 이날 파티는 무브먼트 뮤지션들이 모두 함께 하는 신바람나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