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개봉했던 영화 '오아시스'. 영화배우 문소리씨가 극중 중증뇌성마비장애인 역을 맡았다. 영화가 성공리에 상영된 이후 잠시 장애인의 성폭력 피해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끌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9월 전국에 등록된 성폭력상담소 136곳의 2005년 상반기 상담실태를 분석한 결과 2만1천292건의 성폭력상담 중 피해자가 장애인인 경우가 3천865건으로 75%에 달했다.

장애인 성폭력의 피해 유형은 강간(54.4%), 성추행(31.6%)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피해연령은 청소년(43.3%)과 성인(43.1%) 어린이(10.8%)가 많고 유아(0.2%)에게도 일정 정도 발생했다.

성폭력 피해 유형은 정신지체(68.3%)장애 여성이 가장 많았고 지체(8.7%), 정신(7.9%), 뇌병변(7.4), 청각언어(3.1%), 시각(2.0%) 장애 순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성폭력 가해자는 친인척을 포함한 측근(59.5%)인 경우가 모르는 사람(24.1%)에 비해 많았다. 피해 여성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상처만 안은 채 정신적인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장애인들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자는 움직임이 울산에서도 시작됐다. 지난 3일 개소식을 가지고 문을 연 울산장애인성폭력상담센터(소장 홍정련, 274·0864)가 그 첫 줄에 섰다.

주영미 상담실장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약점 때문에 성폭력에 쉽게 노출된다"며 "여성장애인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데는 장애인의 인권이 소중하다는 인식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장애인성폭력상담센터는 성폭력피해를 입은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활동들과 함께 향후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해 '장애인의 성적인 권리도 소중하다'는 주제의 강의를 해 나갈 예정이다.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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