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통신회사인 월드컴이 파산을 신청한 뒤 미국 주식시장과 전세계 주식시장의 주가가 또다시 폭락하고있다. 부시 미국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경제의 기초여건이 견실하다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있으나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있다. 우리 나라를 포함, 전세계 국가들은 미국발 위기의 희생자가 될까 전전긍긍하면서 원인 제공자인 미국이 확실한 행동을 취해주기를 고대하고있다.

 무역적자를 비롯 미국기업들은 여러가지로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꼽고 있으나 이번 월드컴 파산사태의 파괴력이 말해주듯이 가장 우려되고 있는 것은 연이은 대기업들의 회계부정 스캔들 때문에 미국 기업 전반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고있는 현상이다. 세계 기업들의 모델이었던 미국 기업들이 이처럼 회계부정이라는 치욕적인 범죄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물론 1차적으로 기업가들의 도덕적 타락에서 찾을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다 부시 행정부의 친 기업적 성격이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를 제대로 단속하지못한다는 비난이 일고있다. 이 모든 잘못은 미국의 경제를 망치는데 그치지 않고 전세계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주고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화급성을 더욱 강조해주고있다.

 물론 미국에서도 행정부와 의회를 중심으로 미국식 기업모델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그 적극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과 대기업간의 유착관계는 항상 의혹의 대상이었으며 특히 부시 행정부 인사들과 민간기업간의 인맥이 점차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기업풍토 개선 노력의 성실성과 적극성을 신뢰하는데는 한계가 따른다.

 그러나 미국 의회나 부시 행정부는 아무리 제 살을 깎아내는 아픔이 있더라도 기업회계부정이라는 치욕적이며 위험성 높은 관행을 추방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것이다. 그것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킴으로써 미국 주식시장을 다시 살리고 더나가 세계 주식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에게는 엄청난 권력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막강한 권력과 함께 세계 다른 나라들에 대한 무거운 의무를 조화시켜야 할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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