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 대한 신뢰로 보게 되는 영화가 있다. 이럴 때 그 배우에게는 '티켓팅 파워'가 있다고 말한다. 최근 몇 작품을 통해 그러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또 당분간은 그것이 유지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여배우가 있다. 바로 손예진(23)이다. 그의 운은 상승 중이고 연기력과 자신감 역시 그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손예진은 '연애소설' '클래식'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까지는 다른 배우 혹은 작품에 묻어갔다. 예뻤고, 자신의 몫을 다하긴 했지만 작품을 이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부터는 달라졌다. 이어 만난 '외출'에서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모습으로 배용준의 화제성에 절대 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몇 작품 더 해도 무리가 없을 타이밍에 그는 당차게도 변화를 시도했다. 자칫 욕 먹을 수 있고 억지스러울 수도 있었을 캐릭터에 도전한 것이다. '작업의 정석'에서 그는 '내숭 100단'의 뻔뻔하고 대담한 연애의 '선수' 지원역을 맡아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변신은 성공했고 관객 역시 그를 통해 유쾌한 재미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작품 선택에 앞서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두려움은 있었어요. 주변에서도 찬성과 반대 의견이 반반이었지요. 하지만 솔직히 결과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또 대변신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저 제가 재미있게 시나리오를 읽었고 그런 재미있는 영화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2005년은 대단히 의미심장한 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외출'이 바다 건너 일본을 동시에 강타한 데다 안팎으로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또 '작업의 정석'으로 발빠르게 시도한 변신까지 성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솔직히 어떻게 한 해가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또 한 해를 마무리할 여력도 없이 이달 말부터 차기작에 들어갑니다. 무슨 생각을 하며 여기까지 왔나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분명히 많은 것을 배웠고 그것들 덕분에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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