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프에서 27일 에어쇼에 참가, 곡예비행하던 수호이(SU)-27 전투기 1대가 관중속으로 추락, 화염에 휩싸이면서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83명이 숨지고 116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당국이 밝혔다.

 또 부상자 가운데 66명은 28일 현재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23명은 중상이다.

 전투기 조종사 2명의 추락 직전 비상탈출했으며,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가 수거돼 정확한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

 수호이-27 전투기는 이날 지역 공군 부대의 창설 60주년을 기념,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곡예 비행을 약 2분간 실시하다 엔진이 멈추면서 지상으로 급강하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급강하 하면서 왼쪽으로 기울면서 선회하던 전투기는 날개 끝부분이 나무와 지상에 있던 다른 항공기를 치면서 관중속으로 돌진했다.

 당시 현장에는 약 1천500명의 관중이 모여 있었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현장에 절단된 시신 일부가 상당수 흩어져 있어 희생자 집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최종 사망자수가 정확치 않다고 말해 앞으로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서부작전사령부는 엔진 결함이 이번 사고의 1차원인이라고 밝혔으며 목격자들도 사고기가 급강하하기 전 엔진 소음이 멈췄다고 말했다. 그러나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은 아직 사고원인을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수호이-27기는 미국의 F-15(이글 파이터)와 같이 2개의 수직꼬리날개와 2개의 엔진을 장착한 구소련제 전투기로 지난 81년부터 우크라이나 공군에 배치됐다.

 크림반도에서 휴가중이던 쿠츠마 대통령은 휴가를 중단하고 급거 르비프의 사고현장으로 달려갔으며 참사 현장을 둘러보고 부상자들이 입원중인 병원을 방문했다.

 쿠츠마 대통령은 이번 참사를 악몽과 같은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하고 29일을 전국민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그는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1천만 흐리브나(미화 190만달러)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츠마 대통령은 특히 에어쇼 참사의 책임을 물어 빅토르 스트렐니코프 공군 사령관과 에어쇼에 참여한 공군 제14사단의 빅토르 오니스젠코 사령관을 경질하는 한편 앞으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으며 또한 공군 에어쇼를 전면금지토록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쿠츠마 대통령에게 애도의 전문을 보냈다. 키예프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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