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시대를 막론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그런 때문일까. 최근에는 교육·학습 서적이 만화로 출판돼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서점 진열대 3분의 1은 어린이·청소년 도서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그런데 그 3분의 1중 또 80%가 교육 만화책이다.

각각의 만화책들은 중국, 한국, 그리스, 로마 등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역사 및 지리, '이순신' '칭기스칸' 등 한국을 포함한 세계 위인 전기, 질병 물리 날씨 환경 화석 똥 물 등 제 각각의 과학 관련 소재를 재밌고 상세하게 만화로 풀어낸 것 등 다양하다.

성교육의 중요성이 커진 분위기 탓인지 '어린이가 궁금한 성(性) 이야기', '내 몸이 이상해/소중해/궁금해'와 같은 '내 몸이…' 시리즈, '구성애 아줌마의 성교육' 등 성(性) 관련 만화 서적도 눈에 띈다.

특히 새로운 것은 초등학생용 '교과서 만화책'. 국어 사회 수학 과학자습서처럼 학년 별 과목 별로 세부 주제를 만화로 다뤘다.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수학 교과서 만화책이라면 '100개씩 묶음 세기', '세 자리 수의 크기 비교하기' 등 이번 학기에 다루고 있는 '세 자리 수' 교과 내용을 진도에 따라 만화로 설명한다. 학생들은 각각의 진도에 따라 만화책으로 예습 또는 복습하면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만화책 한 권을 읽다보면 교과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억지 노력은 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각각의 만화책에는 등장 인물들이 또 볼거리다.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컴퓨터 게임 '카트라이더'의 캐릭터와 TV만화 주인공인 스폰지밥 등이 책속의 주인공. 또 오래 전에 인기를 끌었던 만화 캐릭터 '졸라맨' '이누야샤' '파워레인저' 등도 등장한다. 내용에는 관심이 없어도 일단 좋아하는 캐릭터를 따라 글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공부가 되는 셈.

이런 교육 만화책의 인기는 최근 만화시리즈 '마법천자문'이 500만부를 돌파한 데서도 실감할 수 있다. 이 기록은 순수 아동창작물로서는 최초인 데다가 성인도서까지 포함해서는 지난 2000년 이후 최고 판매율이었다. '마법천자문'은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손오공이 캐릭터로 등장해 만화로 한자를 배워가는 교육 만화책으로 한자 교육에 새바람이 분 사회 분위기와도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이상현 KG북플러스 울산중구점 점장은 "지난해 한 두 곳의 출판사에서 만화 교육 서적을 내놓기 시작했었는데 올해는 더 늘었고 갈수록 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만화 교육 서적을 사가는 학부모들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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