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울산서 기반 탄탄…사실상 지역은행 역할
부산은행 임원급 울산영업본부 구축…추격전 나서

지방은행이 없는 울산금융시장을 놓고 인근 지방은행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랜기간 울산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져 사실상의 지방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경남은행에 맞서 부산은행의 울산공략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부산은행이 28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배태균 상무를 부행장으로 승진시켜 울산영업본부장으로 발령, 경남은행처럼 임원을 본부장으로 하는 울산영업본부를 구축(예정)함에 따라 두 지방은행은 외견상 비슷한 조직력을 갖추고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약 25조원에 이르는 울산금융시장 공략을 위한 두 지방은행의 울산영업본부 조직과 영업전략, 향후 계획 등을 알아본다.

◇경남은행

창원에 본점을 둔 경남은행은 자타가 공인하는 울산의 대표적 은행으로 지역 금융시장의 27%(업계 1위)를 점유하고 있을 만큼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 놓고 있다.

울산시내에 설치된 모두 32개의 점포망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며 지역밀착 영업전략으로 인지도는 물론 영업력도 해마다 신장되는 추세다. 지난 83년 이후 23년째 울산시금고를 책임지고 있는데다 지난해에는 울산대학교와 주거래은행 협약을 맺기도 했다.

울산영업본부 조직은 부행장보인 제병동 본부장을 수장으로 영업추진부, 여신심사팀, 기업급융팀 등 본점에 버금가는 조직력을 갖춰 본점 결제없이도 울산본부 재량으로 여신업무를 신속히 처리할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북구 명촌지점과 울산대 지점을 신규개설, 모두 32개 점포망을 운영하고 있는 경남은행은 올해 울주군 구영지점을 비롯해 3개지점을 추가로 개설, 연내 35개정도의 점포를 운영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점포재배치계획에 따라 지난해 신복지점을 대로변으로 확장이전한데 이어 올해도 옥서, 농소지점을 대로변으로 확장이전할 예정이며 실적이 부진한 일부 점포는 통폐합을 유도, 군살을 뺄 계획이다.

경남은행이 울산에서 이같은 위상을 점하고 있는 배경에는 '절대우위'를 지키기 위해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활동에 적지않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제병동 본부장은 "경남은행울산본부는 울산경남은행이라는 별칭을 쓸 정도로 지역 대표은행으로서의 위상을 다져놓았다"며 "후발주자들의 추격과 관계없이 대표은행으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다양한 지역공헌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

부산은행은 지난해와 올초 호계지점과 전하지점을 잇따라 개설하며 울산진출의 본격 서막을 알렸다. 그전까지 불과 3개에 불과한 점포가 이들 지점의 신규개설로 5개로 늘어났다.

여기에다 타은행의 취약지역이자 신흥상권이 예상되는 부도심을 중심으로 올해 4개지점을 추가 개설하는 등 오는 2008년까지 지점수를 15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울산지역에서의 체계적인 영업을 위해 정기주총 때 경남은행보다 직급이 높은 부행장을 울산영업본부장으로 발령하는 등 조직을 격상시켜 오는 4월27일 울산본부 발족을 계기로 수준높은 영업력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부산은행은 지난 97년 외환위기때까지 울산에 모두 7개의 점포를 운영한 바 있어 연내 예전수준을 능가할 것으로 보이며 3년후에는 점포수면에서 경남은행의 절반까지 추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점수에서는 아직 경남은행에 열세를 면치못하지만 조직형태는 비슷한 수준을 갖춰 지난해 사상최고 실적을 거둔 부산은행의 탁월한 경영노하우만 접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복안도 내비치고 있다.

부산은행은 울산에서 단기간에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 지점에는 영업력이 강하고 여신업무에 경험이 많은 지점장을 우선적으로 배치하는 등 경쟁은행과의 차별화전략을 통해 정면승부를 벌인다는 야심도 숨기지 않고 있다.

배태균 본부장은 "부산은 물론 울산과 경남에서도 탁월한 위치를 점해 동남경제권 중추은행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라며 "이미 부산에서 뿌리를 내린 지역밀착 경영방식을 울산에 도입,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추성태기자 ch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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