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고양이 밥을 먹다

불교신문사(사장 향적 스님)가 창간 46주년을 맞아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고승(高僧) 33인의 사자후 가운데 45편을 엄선한 법문집.

조계종단의 정신적 지주인 법전 종정을 비롯해 '절구통 수좌'로 잘 알려진 효봉 스님, 근현대 한국불교 계율의 토대를 세운 자운 스님, 정화운동의 지도자 경봉 스님 등 당대 최고 선지식들의 명법문이 실려있다.

책 제목은 통도사 보광선원과 법주사 복천선원 조실 등을 지낸 전강(1898~1975) 스님의 법문에서 따왔다.

"견성한 도리가 쥐가 고양이 밥을 먹은 것이라 했으니 그것이 무슨 소리인가? 쥐란 고양이 밥이니 제가 저를 먹어버렸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나를 먹어버렸다는 뜻이다. 일체의 번뇌 망상을 일으키는 내 마음을 내가 먹어버렸으니 무엇이 있겠는가? 아무 것도 없다" 285쪽. 1만8천원.

▶모녀탐험대, 일본으로 떠나다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인 김인정 양이 엄마와 함께 36일간 일본을 여행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담아 펴낸 일본여행 길라잡이.

김인정 양이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4년 겨울방학을 이용해 엄마 민귀영씨와 36일간 일본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나가사키 등을 여행한 뒤 여행기를 묶어 냈다.

매일 써내려간 일기에, 여행 중에 만난 일본인 구테겐 치코가 그림을 그렸다. 인터넷 여행정보 사이트, 교통편, 맛집, 숙박 등 실용정보는 엄마 민씨가 맡았다.

216쪽. 비타브레인 펴냄. 9천원.

▶조선역사와 오늘의 대화

자유기고가 조사연씨와 공학도 김호윤씨가 인문학자 중심의 역사관을 비판하면서 광복 60주년을 맞이한 우리의 모습을 냉정하게 조명하고 있다.

이들은 20세기 대한민국 생활세계를 지배했던 근대화 논리는 모델을 외부(서구)에 두고 우리 역사와 전통의 단절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일제시대 식민사관의 연장선장에 있다면서 현실적인 광복은 있었으나 '적어도 역사의 광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햇터 펴냄. 429쪽. 1만3천500원.

▶네 마음의 푸른 눈

함정임(42)씨의 신작 소설집. '버스, 지나가다' 이후 4년만에 낸 통산 여섯 번째 소설집.

표제작은 결손 가정의 아이가 보이는 유사자폐증과 언어장애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렸다.

소설집에는 표제작에 나오는 음악치료처럼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를 부드럽고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환상적 분위기의 소설 11편이 실려 있다.

함정임 작가는 2004년 한해동안 장편 연재를 제외하고 중·단편 여덟 편을 쏟아냈을 만큼 창작에 매달렸다고 한다.

수록작 '엷은 안개 사이로', '꽃 피는 봄이 오면', '버드나무 아래 고요히', '푸른 모래' 등은 이 시기에 문예지에 집중적으로 발표한 작품들이다.

문학동네 펴냄. 304쪽. 9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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