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별아'미실'·조세희'난쏘공'도 크랭크인 준비 한창

국내 순수소설의 영화 제작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순수소설의 영화화는 1990년대 중반 조정래씨의 소설 <태백산맥>, 이문열씨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인화씨의 <영원한 제국>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들해졌다.

그러나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창작과 비평)과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이 최근 영화로 제작되고 있으며, 김별아의 <미실>(문이당)과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성과 힘) 등 3~4편의 소설도 영화제작이 추진되고 있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제작이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영화감독 장진의 희곡 <웰 컴 투 동막골>과 극작가 김태웅의 희곡 <이(爾)>가 각각 <웰 컴 투 동막골>과 <왕의 남자>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돼 흥행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격동적인 한국사회와 몰락하는 사회주의권 국가를 배경으로 젊은 두 남녀의 극적인 삶과 사랑을 그린 <오래된 정원>은 <그 때 그 사람들>, <바람난 가족>의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진희와 염정아가 출연해 당시 암울했던 사회 분위기와 지식인의 고뇌를 연기한다.

여러번 자살을 기도했던 대학교수 문유정과 3명의 여자를 살해한 사형수 정윤수의 만남을 다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인기배우 강동원과 이나영이 주연을 맡아 주목을 끌고 있다.

김별아의 소설 <미실>은 현재 최종 시나리오가 탈고된 상태이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신인 김중 감독의 연출로 <거인>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인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문이당)와 북한작가 홍석중씨의 소설 <황진이> 등도 영화사와 계약을 마쳐 조만간 크랭크인에 들어가는 작품이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