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삼성과 챔프 1차전

'수비농구'와 '고공농구' 과연 어느쪽이 마지막 미소를 띄울 것인가.

1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2005~200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할 울산 모비스와 서울 삼성은 팀 색깔은 전혀 다르다.

양동근이 이끄는 모비스는 센터 제이슨 클락이 196㎝에 불과하다. 대신 상대를 질리게 만드는 수비가 압권이다. 인해전술과 폭주기관차를 연상시키는 강인한 체력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데 노련한 KCC를 누르고 챔프전에 오른 원천이다.

반면 5시즌만에 챔프전 무대를 밟은 삼성은 서장훈 등 주전 4명의 신장이 195㎝가 넘는다. 장대숲이 따로 없다.

이렇게 다른 컬러를 보이는 두팀이기에 이번 챔프전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 두 팀을 이끄는 감독의 용병술.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프로농구 출범 첫해부터 대우 제우스(현 인천 전자랜드) 코치를 맡았고 98년에는 만 35세로 최연소 감독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챔프전에 올라본 적이 없다. 이에 반해 2004년 삼성 사령탑에 부임한 안준호 감독은 1997년 SK 창단 감독으로 남자프로농구에 발을 디뎠고, 2000년부터는 삼성 코치를 역임하며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챔프전을 치르는 것은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두 감독 모두 경험은 풍부하지만 챔프전은 해본 적이 없다. 정규리그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챔프전은 매 순간을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 치러야 한다. 이길 때 흥분하지 않고, 질 때 실망하지 않는 강인한 심장을 가진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할 것이다.

모비스는 '1인 군단' 윌리엄스가 삼성의 장신숲을 헤집고 득점을 올리거나 그 사이 몰린 수비를 피해 외곽 찬스를 만들어 주는 공격을 펼칠 것이다. 윌리엄스가 삼성 수비에 막힌다면 게임을 풀어가기가 막막해 진다. 막히면 실책을 곧잘 범하는 윌리엄스(정규리그 실책 3위)의 사활이 시리즈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또한 모비스가 이기기 위해선 두터운 식스맨을 잘 활용해야 한다. 우지원 김동우 이창수 하상윤 성준모 김재훈 등 요긴한 식스맨들로 변화를 줄 수 있다. 도무지 겁이 없는 양동근의 파워풀한 게임리딩과 철벽수비 역시 유 감독의 밑천이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모든 기록과 수치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모비스가 삼성의 장신숲을 헤치고 창단 처음으로 챔피언전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 울산 농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병석기자 bsk7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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