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6월 방북 논의내용·결과 이목 집중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6월방북'을 수용함으로써 DJ가 북측과 논의할 내용과 방북결과가 벌써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DJ의 방북은 6년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의 직접 당사자였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동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DJ가 정부대표나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이자 6·15 공동선언의 당사자라는 '위상'을 감안할 때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핵문제는 물론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김 위원장의 답방문제에 대해서도 '해법'을 도출해 낼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와의 수 차례 접촉에서 납북자 및 탈북자 문제 등 공식의제가 아닌 DJ 방북문제를 심도있게 제기했다는 점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다.

정부 당국자나 DJ 측은 이와 관련, "정부특사가 아니라 개인자격으로 홀가분하게 가는 만큼 어떤 합의를 위한 성격의 자리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40년 정치역정과 대통령 재임중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 온 DJ로선 이번 방북기간중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DJ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큰 틀에서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다, 무엇보다 북핵문제 관련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하도록 설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북금융 제재가 철회돼야 6자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중인 북한으로서도 6자회담을 마냥 거부하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DJ 방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 한국 등 회담 당사국으로부터 '적절한 명분'이 주어질 경우 6자회담 복귀 결단을 내릴 수 있으며, DJ 방북시점과 맞닿아 있는 6·15 정상회담 6돌을 전환점으로 삼을 개연성도 있다는 추론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DJ가 방북 때 북핵문제 등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정부 동의 아래 대북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등 '선물 보따리'를 가져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연방제 논의 등 민감한 사안을 거론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재임 도중 '정상회담 뒷거래설'에 시달린 적이 있는 입장에서 개인자격으로 방북하는 자리에서 이런 '무리한 시도'를 할 개연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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