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만에 미용실을 찾은 주부 심모(54)씨. 지난 번 퍼머를 할 때만 해도 없었던 원형 탈모자국을 발견하곤 깜짝 놀랐다. 미용사가 거울로 비춰 준 뒤통수에는 동전 크기만한 빈 자국이 두군데나 나 있었다.

직장인 박모(34)씨는 지성 피부에 땀도 많은 편이라 먼지가 많은 요즘 씻는 게 일이다. 머리도 아침저녁으로 감는다. 배수구에 쌓이는 머리카락을 보면 혹 탈모가 진행중인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여자는 대머리가 없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다. 나날이 허술해지는 머리숱 때문에 걱정인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 머리카락 아래로 허연 속살이 내비치는 이들은 집게식 가모를 붙이거나 아예 모자를 쓰고 다니기도 한다. 우리 나라 성인 여성의 경우 6% 이상이 탈모 증상으로 괴로워 한다는 보고가 있다.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성인 남성 탈모가 14%임을 감안하면 결코 낮은 편도 아니다. 여성일지라도 몸 속에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이 증가하는 10대 이후 어느 때든 탈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우선 건조하고 자외선이 강한 봄~여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지, 스트레스나 무리한 다이어트 후유증인지, 암·당뇨·성병 등 합병으로 인한 병적인 동반 증상인지 구분하는 것이 관건이라 말한다.

강남피부과 이준호 원장은 "머리 감은 지 하루가 지난 뒤 10여 가닥을 지그시 당겼을때 4가닥 이상 빠지는 경우, 새로 올라와 5~10cm 정도 자란 머리카락 굵기가 예전 모발에 비해 현저히 가늘어진 경우 등은 탈모로 진행될 조짐이므로 피부과 상담을 받고 직접적인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일시적 현상이면 별 문제없지만 병적 탈모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는 약물이나 두피관리, 자가모발이식 등 까다롭고 오랜 치료 절차를 거쳐야 하고 완치됐다하더라도 풍성한 머릿결로 되돌릴 수는 없다"면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며 가능한 초기증상을 놓치지 말라"고 덧붙인다.

이 원장이 권하는 탈모예방 생활습관

△청결은 기본이며 두피와 모발 관리를 동시에 해주어야 한다.

△지압이나 목덜미에서 이마로 쓸어올려주는 빗질은 모근을 튼튼하게 해주므로 하루에 한번씩 꼭 하라.

△젖은 채로 머리를 묶거나 오랜 시간 모자를 쓰는 것은 세균번식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단백질이나 요오드가 풍부한 검은 콩, 해조류를 챙겨 먹는 것도 좋다.

홍영진 주부리포터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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