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학원생활로 주말까지 바빠 라면도 제대로 못끓여

요즘 청소년들은 요리를 배울 시간이 없다.

학교와 학원에서 하루 종일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학교를 마치면 곧장 학원으로, 주말에도 어김없이 오전 일찍 공부하러 나가서 밤늦게 집에 들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 음식점에서 간단하게 사먹는 밥이나 싸고 쉽게 살 수 있는 과자를 먹는 데 익숙하다.

'밥하고 반찬을 하는 등의 요리를 할 줄 아느냐'는 질문을 청소년에게 던지면 '할 수 있다'고 대답하는 학생은 한 반에 겨우 3~5명 정도다.

그런데 요리를 할 수 있다고 말한 친구들도 대부분 밑반찬을 만들지는 못하고 라면을 혼자 끓일 수 있다거나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볶음밥 요리를 할 줄 아는 수준이다.

여중생 신민지양은 "집에 혼자 있고 만들어진 음식이 없다면 라면을 끓이거나 시켜먹거나 그것도 귀찮으면 아예 과자를 먹는다"고 말했다. 만약 돈이 없다면 "안 먹으면 된다, 살 뺀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있다"고 주저않고 말했다.

어떤 학생들은 냉장고에 가득 찬 냉동 핫도그와 물만두 등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거나 빵으로 때우기도 한다.

그렇다고 요즘 학생들이 요리하는 데 흥미가 없어서 요리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 CA(클럽 활동) 부서를 정할 때면 지원자가 몰려 가위 바위 보를 몇 번이나 한 끝에 겨우 요리부원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막상 요리부 활동을 하다보면 재료들은 다 썰어져 있는 채로 준비되어 있기 마련이고 또 음식이 거의 요리되어 있어서 먹기만 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결국 요리부 활동도 학생들에게는 실질적인 요리공부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박연주 청소년기자·학성여중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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