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 출신으로 항일투쟁에 앞장 섰던 세형제가 나란히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상했다.

 13일 국가보훈처와 마산보훈지청에 따르면 일제때 의병에 참전해 싸우다 일본경찰에 붙잡혀 희생됐거나 고문 후유증으로 숨진 박화기(1871년생), 박수기(1873년생), 박민기(1875년생) 세형제 애국지사는 오는 15일 광복절 57주년을 맞아 정부로 부터 애국장 수상자로 선정돼 유족들이 훈장을 받는다.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에서 태어난 박씨 삼형제는 1905년 월성리 서당에서 지역민 40여명과 함께 쇠퇴한 국운을 회복하기 위해 "월성의병"을 조직, 국가정세를 토론하고 의병활동을 벌일 것을 결심했다.

 이후 덕유산 의병들에게 자금 및 군수물자를 조달해 오다 이듬해인 1906년 9월 호서의병과 합류해 전북 장수과 무주 전투에서 일본 군인 수십명을 살상하는 전과를 올렸다.

 또 1907년 거창군 거창읍 일본경찰 주재소를 습격했고 1908년에는 구천동과 삿갓골 전투에서 일본군들을 크게 무찔렀다.

 그러나 1909년 전북 장수군 계북 전투에 참가했다가 친일파의 밀고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박화기·수기 형제는 총살당했다.

 동생 민기씨도 일본 경찰에 체포돼 7년간의 옥고를 치른뒤 고문 후유증으로 지난 39년에 숨졌다.

 마산보훈지청 관계자는 "그동안 숨겨진 항일 독립 유공자들에 대한 발굴작업을 벌인 결과, 도내에서는 박씨 세형제의 공적을 발굴하는 등 전국에서 모두 36명이 포상받게 됐다"며 "특히 형제나 자매들이 독립운동을 벌였던 공적이 인정돼 나란히 훈장을 받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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