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한달동안 세계 언론들이 울산시민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의 축구관람문화를 취재하기에 바빴다.

 거리응원전은 물론 축구후진국 한국에서의 월드컵이 자칫 빈약한 관중속에 치러지는 것이 아니냐는 당초의 우려를 깨끗이 털어버린 것은 물론 대회 내내 열기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끝나고 시작된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일 울산현대와 부산 아이콘스와의 프로축구 정규리그전을 관람하기 위해 문수경기장을 찾은 관중수는 1만8천여명.

 빗속에 치러진 경기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관중수이다. 월드컵이전 프로축구의 울산관중수가 평균 3천명에 불과한 점을 비교할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관중들은 자신의 기대만큼 선수들의 경기능력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욕설을 내뱉었다. 심판의 판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경기장은 찾은 한 시민은 월드컵의 열기는 홈팀인 대표선수들이 잘 싸워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렸기에 가능했던 것이므로 울산의 홈팀인 울산현대의 선수들이 시민들의 기대이상으로 성적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더라도 관중들이 선수들을 향해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하는 것은 월드컵을 치른 문화시민 울산시민들이 할 행동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얼마 전에는 울산현대와 부천SK와의 경기에서는 종료직전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은 부천 응원단이 경기가 끝난 뒤에도 울산현대의 응원단을 대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월드컵이후 가족단위로 경기장을 찾는 경우가 많았던 이날 어른들의 부끄러운 행동을 어린이들에게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다.

 이와 함께 경기관람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경기내내 좌석 이리저리로 몰려다녀 다른 사람들의 경기관전을 방해하기도 했다.

 일상생활에는 물론 경기관람에서 자기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남을 배려하는 문화시민 의식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서찬수기자 s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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