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학생 신체변화 상담 많아
고등학생 임신·성관계 질문 다수
인터넷 답글 잘못된 정보 수두룩
피임법·건전한 성의식 교육 절실

"성기 주변이 가려운데 혹시 성병 아닌가요?" "왜 내 가슴은 짝짝이죠?" "자위 횟수는 어느 정도여야 건강하다는 증거죠?" "질외 사정을 하면 정말 임신이 되지 않는 건가요?"

최근 청소년들이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청소년 성(性)상담실로 문의해 오는 내용들이다. 이런 상담은 주로 전화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에 평균 5건 내외, 많을 때는 10여건이 훌쩍 넘는다.

성상담실에 전화를 걸어오는 청소년들은 대다수가 혼자 끙끙앓다 지푸라기 집는 심정으로 다이얼을 누른 경우들이다.

초등·중학생들은 한창 2차 성징이 일어날 시기다보니 "다른 사람처럼 왜 내 가슴은 크지 않아요" "이번 달에 생리를 하지 않았는데 혹시 임신 아닌가요?" "왜 고환은 차가운거죠?"라는 등 주로 자신의 신체 변화와 관련한 상담을 해오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주로 "관계 후 피임법은 정말 임신이 되지 않게 하는 건가요?" "아는 오빠들과 어울려 술을 먹고 자게 됐는데 깨어보니 속옷이 벗겨져 있고 몸이 이상해요. 어떻하죠?" "자위 행위를 너무 자주 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병인가요?" "남자 친구와 관계를 가졌는데요 월경할 때가 됐는데 하질 않아요. 어쩌죠?"처럼 직접적인 성관계에 관해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미 성관계를 가진 후 임신이 됐거나 임신될까봐 불안한 마음으로 상담을 요청한 친구들 대다수는 피임법에 대해 무지했거나 또는 서로 잘못된 성 정보를 주고 받아서 말썽이 생긴 경우가 대다수다.

한편, 성관련 상담을 하면 자신의 치부를 들키는 것 같아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은 인터넷에 익명의 글을 올리는 것으로 공개 상담을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방문 상담이나 전화상담보다 더 직접적이고 적나라한 고민들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청소년 성(性)관련 상담사들은 이에 우려를 표시한다. 인터넷에 수두룩하게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글들 대부분이 "왜 그런 짓을 하셨어요" "뭐하러 그러셨어요" 등 상담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내용인데다 간혹 조언을 해둔 내용을 봐도 잘못된 정보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

최미정 인구보건복지협회 청소년상담사는 "성관계를 가지는 청소년들의 수는 날로 증가하는데 그저 성인이 될 때까지 자제해야 할 행동이라고만 교육시키는 것은 지금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성교육이 아니다"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피임법을 제대로 알려주고 더불어 바른 성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성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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