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번 장씨와 다른 장씨의 인사 청문회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말기의 레임덕 때문인지, 다수인 야당의 정치공세 때문인지 결국 두사람 모두 국회의 총리인준안 표결에서 부결되었다. 이번 국회의 청문회와 표결을 지켜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의 정치가들, 특히 총리, 감사원장, 검찰총장, 시장 등 나라의 가장 중요한 공직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뼈아픈 소리를 하려고 한다. 앞으로 이런 자리에 오르려고 꿈꾸는 분들과 국민의 공복으로 봉사하려고 하는 분들에게도 똑같은 충고를 드리고 싶다.

 먼저 이런 분들은 정치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첫째, 남자라면 군복무를 하지 않은 분은 정치판에 나서지 말았으면 한다. 이 땅의 국민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져야 한다. 우리 가족과 우리 땅을 지키는 것은 원시시대 이래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임무이다. 천 번에 가까운 외침을 극복한 이 나라 역사는 나라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 지켜낸 것이다. 그런데 일신의 안위를 위하여 군복무를 피하려는 사람에게 어찌 우리의 정치를 맡길 수 있겠는가. 규정상 문제없다는 핑계로 군면제를 받은 사람에게 어찌 우리의 미래를 맡기겠는가. 얼마 전 이중국적 때문에 고민하던 젊은이가 당당해지기 위해 군에 자원입대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었다. 평범한 국민도 이러할 진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정치가는 어찌해야 될지 알 수 있지 않는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장애가 아니라면, 시력으로, 몸무게로, 또는 의구심 나는 이유로 이 나라를 지키는 대열에 동참하지 않은 분은 정치전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둘째, 부동산 투기를 했던 분도 정치가가 되어서는 안된다. 조상 대대로 물려온 땅이 어느 날 금싸라기 땅이 된 경우가 아니라면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혹자는 자산 관리가 무슨 큰 죄냐 할런지 모른다. 하지만 위장전입을 해서라도 그 지역의 부동산을 소유하는 행위처럼 부동산 투기의 의혹이 있는 분은 스스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말았으면 한다. 한나라의 총리라면 그 가문의 큰 영광이 아닌가. 본인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입신양명이 아닌가. 보통 사람들처럼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면 총리라는 명예는 없어도 되지 않겠는가. 다른 분에게 양보하고 뒤에서 도와주는 것이 어떠한가.

 셋째, 이중국적 가진 분이나 자녀중 이중국적 가진 분도 정치가가 되지 말아야 한다. 속지주의라서 미국국적을 취득했다는 말로 변명하기엔 너무 인색하지 않는가. 그때는 본인이 총리 될 줄 몰라서 그러했던가. 아이 출산을 위해 미국까지 가야하는가.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이 그렇게 후진적이던가.

 그러면 어떤 사람이 우리의 총리가 되어야 하는가. 어떤 사람이 우리의 시장이 되어야 하는가. 우선, 위의 세 가지 사항에는 해당되는 일이 없는 분이라야 한다. 필요조건인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정치하실 분들께 이런 부탁을 드리고 싶다. 정치가가 되려면 젊을 때부터 준비하기를 바란다. 이 나라를 이끌어갈 실력을 키우고 비젼을 준비하기를 바란다. 도덕성에 문제가 없도록 경력관리를 하기를 바란다. 우리를 이끌어 갈 능력있는 분이 젊을 때의 도덕적 문제로 낙마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리고 처음에는 정치에 뜻이 없다가 기회가 되어 정치를 하게 될 경우에도 젊을 때의 이력이 문제가 된다면 아쉽지만 포기하기를 바란다. 뒤에서 정책으로, 사회에 대한 통찰력으로 앞에 나선 분들을 도와주는 미덕은 어떠한가. 우리의 정치가가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이것이 정치가가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 조건이다. 그래서 총리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두 번씩이나 떨어지는 부끄러운 일이 없었으면 한다.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인사낙마회가 되지 말았으면 한다.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가 사라졌으면 한다. 정치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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