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치환자 대부분 잇몸발적·부종 호소
임신·당뇨·간장질환등 연관요인 많아
무턱대고 약·민간요법 믿다간 '큰코'

사과를 한 입 베어 먹다가 잇몸에서 피가 난다. 차가운 물 한잔 마시는데 머리 속까지 울리는 통증이 온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스스로 풍치로 진단을 내리거나 단순한 치통으로 결론 짓고서 치과를 찾기 보다는 광고에 한창 나오는 '잇몸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약'이나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이가 시리다고 해서 다 풍치는 아니다. 이는 충치나 치아마모, 치아가 깨지는 것 등 다른 경우로도 치아가 시린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풍치가 온 환자의 경우 시린증상이 있을 수 있으나, 오히려 잇몸의 빈번한 발적(피부나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에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 및 부종, 치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 또 전혀 증상조차 없이 풍치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풍치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을 보기보다는 정기적인 진단과 치료가 더 중요하다.

풍치와 연관된 요인은 임신, 당뇨, 간장질환, 혈액질환 등을 들 수 있으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장기간 방치된 치석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석이 오랜기간 축적돼 치아 뿌리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치아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주 인대와 잇몸뼈를 파괴시켜 결국 풍치로 진행된다. 흔히 술, 담배가 풍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환자의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풍치에 감염이 용이한 구강상태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특히 담배의 경우 니코틴이 혀와 치아에 침착되어 구취의 원인이 되며, 잇몸수술 후엔 잇몸의 재생능력을 떨어뜨려 잇몸이 잘 낫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

박미화 중앙병원 치과 과장은 "예전에 응급실에서 당직을 섰을 때, 가장 많이 만나는 환자가 밤새 치통으로 잠을 못 이루는 환자들었지만 치통이 생긴 경우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진통제복용과 얼음 찜질 외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극심한 치통의 원인으로는 치아 내 치수염증이나 잇몸의 농양생성 등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면서 "치통을 빨리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하고 빠른 치료가 가장 추천된다"고 덧붙였다.

민간요법으로 양치를 할때 죽염을 사용하면 풍치가 낫는다고 한다. 하지만 박 과장은 "중요한 것은 칫솔이나 치약의 종류가 아니라 칫솔질 방법"이라며 "자신한테 맞는 칫솔질 교육이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의가 권하는 풍치의 예방 방법은 첫째가 정확한 칫솔질 방법이고, 두번째가 1년에 최소 한번 정도의 치과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다.

박 과장은 "칫솔질을 아무리 부지런히 해도 28개(사랑니 제외)의 치아 모두를 항상 깨끗하게, 치석 생성없이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며 "1년에 한번 정도는 사진을 통해 치아의 치조골 상태 및 잇몸상태를 확인하고, 전문적인 치석제거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풍치 예방법"이라고 전했다. 도움말 = 박미화 중앙병원 치과 과장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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