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축제나 단체, 심지어 연예인에서부터 개인까지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하는 등 인터넷이 어느듯 우리생활의 한켠에 필수품처럼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처럼 편리하고 빠른 정보를 전달하는 문명의 이기도 익명성에서 비롯되는 무서운 독을 가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만 한다.

 직접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약점을 폭로하게 되면 더욱 부풀려지거나 악의적으로 해석하기 쉬워진다.

 최근 김모씨(39)는 같은 업종에 일을 하면서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 서로 이해가 엇갈렸다는 것을 이유로 전혀 근거 없는 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김씨가 근무하는 회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곤욕을 치렀다. 김씨가 결국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아이디 추적으로 상대방의 신분을 밝혀내 근거없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진실은 밝혀졌지만 그 글을 읽은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상처는 고스란히 남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사실을 밝혀내는 경우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어지간한 사건으로는 경찰이 개입하려고도 하지 않고 피해자들이 고소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묵혀져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이같은 폐해는 익명성이 가장 주된 원인이다. 얼굴이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무차별적이다. 예의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그 글로 인해 상대방이 입을 상처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오로지 자신의 느낌을 보복차원에서 비판을 가한다. 객관성을 바탕에 둔 것보다 자의적 해석이 주류를 이룬다.

 명예를 실추시키는 글은 기본이고 사생활에서부터 "니가 무슨 ~냐"는 막가파식 비방도 허다하다.

 공공성을 가진 단체나 개인 홈페이지가 주된 타킷이다. 글도 대부분 조그마한 사실을 부풀려 엄청난 것처럼 부풀리고 자기 개인의 생각이 여론인 것처럼 위장한다.

 상대방을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자세가 전혀 없기 때문에 폐해는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다. 법적인 장치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는 공간이라는 인식아래 예의를 갖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 것이 우리 몸에 배여 있듯이 인터넷이라는 공공장소에서의 예의가 정립돼야 할때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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