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뭐길래'의 대발이 아버지 이미지가 아직도 붙어다녀요. 이번에는 대발이 아버지보다 더 강력합니다. 허허허."

원로 탤런트 이순재(71)씨가 시트콤에서 코믹 연기를 펼치며 식지 않은 열정을 불사른다. 그는 6일 첫 방송되는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집안의 어른인 한의사로 출연한다.

1일 여의도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해학과 인생이 있는 시트콤을 한번 해봤으면 했다"면서 "쓰러질 때까지 해볼 작정"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배우라면 기존 드라마 캐릭터의 성공을 고집하면 안된다"면서 "그런 환상에서 벗어나 미세한 변화지만 차이를 둬야 한다. 같은 할아버지도 어떻게 다르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트콤 연기에 임하는 자세로 "시트콤 연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웃기기 위한 과장은 안되며 코미디일수록 더욱 진지하고 절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그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집안의 가장이지만, 잘 삐치고 칭찬에 금방 녹으며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순한 성격의 한방병원 원장 역을 맡았다.

신구의 코믹 연기로 인기를 모았던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연출했던 김병욱 PD는 "'웬만해선…'에서 신구 선생님을 '개발'했다면 이번에는 이순재 선생님"이라며 "코미디 방면으로 미개척된 느낌이 있어 캐스팅했으며 촬영해보니 역시 코믹감이 대단하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순재는 최근 연예계 풍토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후배 연기자들에 대해 "요즘에는 예술보다는 수익적인 측면에 치중하는 것 같다"면서 "수익을 마다할 필요는 없지만 거기에 얽매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국 아카데미상에는 신인상이 없다"면서 "그런데 요즘 우리는 대사만 외우면 누구나 배우를 할 수 있는 세상이 돼버렸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인들이 나오는 문제점이 많다"라고 아쉬워했다.

작품보다는 돈에 더 관심을 가지는 스타들, 훈련 기간을 거치지 않은 기본기 없는 신예들이 쏟아져 나와 '반짝 스타'가 되는 현실을 꼬집은 것.

드라마의 '고무줄 편성'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한류는 고무적이지만 사전제작이 필요하다"면서 "방송 연장은 시청률이 최고 가치관이 되면서 나온 이야기이며 사전제작제가 정착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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