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크라이트 시네마에서 계속되는 AFI(미국영화연구소) 영화제에 초청받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지난3·4일(현지시간) 두 차례 상영회에서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매그놀리아 픽처스가 미국내 배급권을 매입, 내년 1월 미 전역에서 개봉될 예정인 '괴물'은 AFI 영화제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관객에게 첫선을 보였으며, 봉준호 감독과 김형구 촬영감독이 영화제에 초청돼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또한 봉 감독은 현지 언론 및 미주 한국신문들과 인터뷰에 나섰고 LA타임스, LA위클리 등 주요 매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정치적 긴장도가 높아진 시점에서 매체들은 '괴물'에 나타난 미국에 대한 태도에 주목하기도 했다.

'괴물'은 장르 영화면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시각을 지닌 작품들을 초청하는 '다크 호라이즌' 섹션에 초청 받았다. 3일 밤 10시에 이어 토요일인 4일 오후 1시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상영됐다. 관객은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괴물이 느닷없이 등장하는 장면에 놀라기도 하고, 군데군데 삽입돼 있는 코믹한 순간들과 풍자적인 요소들에 웃음을 터뜨리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상영 후 봉준호 감독과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진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괴물'이 일반적인 괴수영화면서도 장르의 공식과 달리 영화 상영 초반부터 괴물이 전체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영화 간간이 느껴지는 한국 민주화투쟁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미국을 바라보는 태도 등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또한 '살인의 추억'에서 그랬듯이 봉 감독의 영화에 비 내리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고, 영화 속에서 딸이 납치된 후 온 가족이 밥을 먹는 장면에서 납치된 딸이 등장, 가족 모두가 밥을 먹여주는 장면의 의미 등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에 대한 정치적 발언과 풍자를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는 이 약한 가족을 괴롭히는 한국 사회와 공권력 등 모든 요소들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고 있으며 영화는 궁극적으로 왜 아무도 이 가족을 도와주지 않는가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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