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시 힘을 준 눈매에 야무지게 다문 입. SBS 새 주말드라마 '게임의 여왕'(극본 이유진, 연출 오세강)에 나서는 이보영의 포스터 속 모습이다.

복수에 사랑을 이용한 이신전(주진모)과 등을 맞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선 모양이 다부지다. 이보영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분위기다.

6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보영은 "사실 포스터에 나온 표정이 싫다"며 손사래부터 쳤다.

"제가 싫어하는 얼굴이에요. 화가 나면 눈이 찢어지는데 평소엔 저런 표정 안 지으려고 하거든요."

드라마에서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 지난해 KBS 1TV 일일 드라마 '어여쁜 당신'으로 얼굴을 알리면서 남긴 참하고 속 깊은 이미지에서 한 발짝 나아가야 한다.

"드라마 초반엔 밝고 쾌활하고 순진해서 사랑에 빠져요. 중반을 넘어가면 무섭고 차가운 여자가 되죠.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하면서 복수를 하기 시작하거든요. 지금까지 못된 역은 해본 것 같은데 차가운 역은 안 해봤어요."

어떤 연기로 지금까지의 이미지와 차별화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런 답이 돌아온다. '못된 역이 뭐였더라' 싶게 말투는 조근조근하지만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도 엿보인다.

사실 이보영이 지금껏 보여준 모습은 '어여쁜 당신'에서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SBS '서동요'에서도 초반엔 명랑하게 구석구석을 누볐지만 점차 기세가 꺾여 다소곳한 이미지로 돌아갔다.

"'서동요'에서 선화공주가 활발하다가 조신하게 바뀌어서 답답했어요. 얌전한 이미지는 '어여쁜 당신'에서 많이 해서 꼭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결같은 '참한' 이미지가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남들보다 데뷔가 늦어 욕심이 나지는 않느냐"는 물음에 "늦은 데뷔는 상관 없다"며 선화공주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낸다.

KBS 2TV '미스터 굿바이'로 MBC 사극 '주몽'과 겨뤘다면 이번엔 KBS 사극 '대조영'과 붙는다.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을 피해갈 수 없다.

"시청자 취향의 문제지 드라마의 질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확실히 사극 시청층이 두꺼워서 걱정이 되긴 하죠. 그런데 저도 7개월 동안 사극을 해봐서 그런지 다른 건 간단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미스터 굿바이' 한 10회 하니까 벌써 끝날 때가 다 됐더라고요(웃음)."

이보영은 '게임의 여왕'에서 사랑에 빠져 결혼한 남자(주진모)가 사실 복수를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는 걸 알고 충격 속에 이를 되갚아주는 실내장식가 강은설을 연기한다. '사랑과 야망' 후속으로 18일 첫 방송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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