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로가 자비를 들여 추진하던 영화 '잔혹한 출근'(감독 김태윤, 제작 게이트픽쳐스)의 옥외 광고물 제작이 극장 측 사정으로 무산됐다.

김수로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극장 씨네시티 건물의 옆면을 덮는 '잔혹한 출근'의 대형 옥외 광고물의 제작을 2일 제작사에 의뢰했다. 그러면서 제작비 1000만 원을 건넸다. 이날 이 극장 앞을 지나던 김수로는 '잔혹한 출근'의 광고물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 눈에 잘 띄지 않아 고민 끝에 이 같은 일을 기획했다.

그런데 돈을 낸다고 해도 광고를 제작하지 못하게 됐다. 처음에는 김수로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극장 측이 같은 위치에 다른 영화의 광고 스케줄이 잡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 이 때문에 김수로는 광고물을 제작해도 원하는 위치에 걸 수 없게 됐다.

제작사 게이트픽쳐스는 7일 "주연배우가 이렇게까지 영화 홍보를 위해 나섰는데 안타깝게 됐다"면서 "김수로씨의 마음을 살릴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현재 모색 중이다. 어찌됐든 김수로 씨에게 정말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수로는 제작사에 광고 제작을 의뢰하면서 "이렇게 한다고 해도 쏟아지는 개봉 영화 속에서 우리 영화는 어차피 한 달도 안돼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주연배우로서 끝까지 영화를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내 영화에 자부심을 가지지 않으면 누가 갖겠는가"라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는 "배우들 데리고 영화 홍보하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김수로씨의 이러한 행동은 정말 부러울 따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2일 개봉한 '잔혹한 출근'은 유괴범의 아이가 유괴당하는 기막힌 상황을 다룬 블랙코미디로 샐러리맨의 비애와 절절한 부성애가 현실감 있게 펼쳐진다. 5일까지 24만5000명을 모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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