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21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

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던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에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다.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로 끌려다니다 후반 마쓰이, 모리사키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올림픽팀은 그해 7월 서울로 일본을 불러들여 설욕을 노렸지만 득점 없이 비기고 말았다.

올림픽팀 뿐만이 아니다. 지난 해 8월 대구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당시 본프레레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일본에 0대1로 속절없이 패했다.

지난 9일에도 인도 콜카타에서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3연패를 노리던 19세 이하(U-19) 청소년대표팀이 승부차기에서 분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은 물론이고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한국 축구는 일본보다 선전했다.

그러나 최근 각급 축구대표팀의 한·일전 성적표는 모두 일본에 열세다. 성인팀, 올림픽팀, 청소년팀이 약속이나 한 듯 1무1패다.

성인대표팀은 38승18무12패, 올림픽팀은 4승2무3패, 청소년팀은 23승7무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작년 1월 카타르에서 청소년팀이 일본을 3대0으로 이긴 이후 승리의 기억이 없다.

홍명보 코치가 임시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는 21세 이하(U-21) 올림픽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일본과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을 벌인다.

일본 격파의 선봉에는 박주영.

박주영은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일본에 유난히 강했다. 2004년 중국 스타스컵에서 결승골을 뽑았고 그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 이듬해 카타르대회 결승 등 일본전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지난 11일 K-리그 플레이오프를 뛴데다 감기 기운이 있지만 해결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스리톱에는 박주영과 김승용(서울), 이승현(부산)이 기용되고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백지훈(수원) 대신 한동원(서울)이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천제훈(서울), 오장은(대구)이 좌우 미드필더로 나서고 포백에 안태은(서울), 강진욱(제주), 정인환(전북), 이강진(부산)이, 수문장에 정성룡(포항)이 설 것으로 알려졌다.

주장 오장은은 "올림픽팀의 첫 공식경기다. 준비는 짧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 4-5일 훈련으로 전술 이해도도 높아졌다"고 했고 백지훈도 "피로가 덜 풀렸지만 한·일전엔 꼭 뛰고 싶다.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똘똘 뭉쳐 필승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소리마치 야스하루 일본 감독은 장신 반다이 히로키(센다이)를 원톱에 놓고 아일랜드계 로버트 카렌(이와타)과 마에다 순스케(히로시마)로 공격 삼각편대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과 카렌의 한·일 프로리그 신인왕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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