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老化·senile change)현상은 한마디로 늙는 현상이다. 즉 나이가 들어 생기는 인체의 육체적, 정신적 기능이 쇠퇴하는 변화를 말한다. 학문적으로는 외적 요구에 대한 생리적 능력이 저하 되고, 시간이 경과하면 생존의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비가역성의 변화를 노화 현상이라고 한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 성장하고, 늙어서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된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3천의 동남동녀를 보냈지만 결국 이 세상 어디에도 늙지 않게 하는 불로초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보통 30대 부터 노화가 시작되고 서서히 진행 되어 간다. 나이가 들면 왜 노화 현상이 생기고 진행되는 것일까. 여러 가지 학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전학적 예정설(생물학적 프로그램 이론)과 세포 손상설의 두가지가 많이 언급되고 있다.

유전학적 예정설 중의 신경내분비 이론은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되므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노화가 진행된다는 이론이다. 성장 호르몬,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디에치이에이(DHEA), 멜라토닌 등이 현재 노화 치료의 호르몬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이 이론에 그 근거를 둔 것이다.

그리고 세포 분열시 세포의 염색체가 분열 할 때마다 그 끝이 조금씩 짧아져 결국에는 분열이 멈추고 수명이 다한다는 '텔로미어 소멸론'은 유전학적 예정설의 최근 이론이다. 현재 이 이론은 노화 방지와 암 치료 연구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세포 손상설 중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활성산소 이론이 있는데,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싸울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해독 작용도 하지만, 세포막을 공격하고 대사성 쓰레기 물질들을 만들어 몸속에 축적 시켜 인간을 늙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현재 발표된 노화의 이론 중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이론이다. 활성산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소식(小食)을 한다거나, 미네랄, 플라보노이드, 비타민 등 항산화제를 사용하여 노화 예방을 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 이 이론에 그 근거를 둔 것이다.

노화를 굳이 구분하자면 신체적 노화, 정신적 노화 그리고 사회적 노화로 구분할 수가 있다. 신체적 노화는 아는 바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뚜렷한 변화, 즉 인체 장기의 모든 분야가 기능이 저하되어 생기는데, 예를 들면 피부의 주름과 탄력성 저하, 노안, 노인성 난청, 성기능 감소, 여성의 폐경, 등등 수많은 징후들이 그것들이다. 정신적 노화는 지능과 감정의 변화를 의미하지만, 개인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회적 노화는 자기가 속한 집단이나 사회에서 대인관계나 기능의 축소를 의미하는데 이 또한 개인차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노화를 늦추어 더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이에 장사 없다'는 우리의 속담이 그 정답이다. 그렇지만 수없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나열해 보면 긍정적 사고방식, 스트레스 덜 받기, 정상 혈압, 소식, 운동, 웃음, 숙면, 금연, 적당한 섹스 등 수없이 많다. 항 노화 물질은 성장호르몬과 멜라토닌 두 가지만 FDA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가수 나훈아가 부른 '청춘을 돌려다오' 라는 노래 중에 "청춘아, 내 청춘아 어딜 가느냐"라는 구절이 있다. 지나간 청춘의 시절을 애절하게 불러 보지만 이미 가버린 세월을 어떻게 하겠는가.

성공적인 노화 즉 근사하게 늙는 것은 질병 없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지키면서 품위를 잃지 않고 늙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긍정적인 사고와 소식,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을 처방해 드린다.

전재기 울산광역시의사회 회장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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