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꿈을 꿔. 우리가 우승한 후에 인터뷰에서 '진짜 다 같은 마음으로 노력해 우승했다'고 말하고 싶다."

진짜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2004년 K리그 하위권에 머물렀던 프로축구팀 인천유나이티드FC의 주장 임중용의 이 같은 소망은 지난해 이 팀이 일궈낸 K리그 통합 1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통해 영화처럼 이뤄졌다.

실화라고 하기에는 거짓말 같은 이 휴먼 스토리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멘터리에 담겨 관객과 다시 만난다. 축구 다큐 '비상(飛上)'(연출 임유철)이 그것이다.

연출을 맡은 임유철 감독은 2004년 12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2년여 간 인천유나이티드FC의 경기 장면, 장외룡 감독과 선수들의 개인사, 하위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까지의 과정을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선수들과 장 감독의 축구 열정과 인간 승리가 영화의 기본 얼개다.

인천유나이티드FC 창단과 함께 수석코치로 임용된 장외룡은 하루 3시간씩 자면서 상대팀의 전력을 분석하는 꼼꼼함과 성실함을 지닌 인물이다. 외국인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자 그는 감독이 된다.

인천유나이티드FC는 스타 플레이어에 큰돈을 투자할 수 없는 시민 구단. 전용구장이 없어 1시간30분 연습을 위해 3시간을 이동해야 할 만큼 가난하다. 이런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장 감독은 선수들에게 2005년 전기리그 성적으로 7승3무2패를 제시한다. 실현 불가능한 수치다.

그러나 그는 선수들을 다독이며 특유의 성실함으로 팀을 이끌어간다. 이 과정에서 주장 임중용을 위시한 선수들은 장 감독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갖게 된다.

'비상'은 '날 것'의 감동을 그대로 전하는 작품이다. 약자보다 강자에게 관대하며 자본과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프로축구의 세계에서도 믿음과 노력은 통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감동으로 전한다. 그래서 어떤 극영화보다 가슴을 뜨겁게 데운다.

계속되는 피로로 간의 해독작용이 일시적으로 정지하면서 실명 위기에 놓인 임중용이 보이지 않는 눈으로 경기에 임하는 장면 등 손수건을 필수품으로 챙겨야 할 만큼 영화는 감동으로 전편을 채웠다. 축구에 관심 없는 관객도 재미있게 볼 수 영화다. 14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