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이 보상문제로 또 다시 지연될 전망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태화지구내 대숲이 없는 지역의 19만4천353㎡중 1만6천890㎡이다. 지금까지 보상협의가 이뤄진 곳은 전체 면적의 40%에 해당되는 8만7천463㎡이다.

□울산시는 보상이 완료되면 2003년까지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그러나 보상가가 낮다는 이유로 현재 178명의 지주들 가운데 94명이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매입당시의 가격이 15-20만원이었는데, 평당 10만원 안팎에 매입을 종용하니 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조만간 보상거부 지주들을 상대로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할 계획으로 있어 결과에 따라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여기에 태화강 대숲 지역도 제방선 결정을 위한 하천정비 기본계획 변경 용역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 있다.

□결국 내년 2월 이후에나 보상공고가 가능해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은 이래저래 지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태화강 생태공원이 어떤 사업인가. 도심 속에다 자연의 허파를 심는 사업이다.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태화강 대숲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이 같은 범시민적 사업이 보상문제로 미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재 태화강 대숲에는 적지 않은 식·생물군이 살고 있다. 식물로는 대나무, 곰솔, 때죽나무 등 총 37과 63속 71종 6변종 1품종, 육상 동물로는 고라니, 족제비, 줄장지뱀, 도롱뇽, 왜가리 등 7목 36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식·생물군이 대숲 안팎에서 인간과 환경친화적 관계를 맺으면서 살수 있게 하는 것이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 삼호섬과 십리대숲을 연계한 자연생태공원 조성과 동식물 서식공간 확보, 자연관찰 및 학습공간 조성사업이 기간 내에 이뤄져야 한다. 우리의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시당국은 지주들 사이의 보상갈등부터 서둘러 해결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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