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활동하는 소설가들이 매년 한번씩 펴내고 있는 무크 〈소설 21세기〉가 신세림에서 발간됐다.

 이번 〈소설 21세기〉에는 문선희 박종관 이양훈 이충호 조돈만 권비영 김옥곤 김웅씨가 각 1편의 단편소설을 내놓았다. 또 부록으로 김웅씨가 "초의·다산·완당의 사상"을 실었고 문학평론가 이시환씨가 "김웅의 아홉번째 창작집 〈보리수 그늘〉에 관한 사족"이란 제목의 평론을 곁들였다.

 문선희씨는 〈내 안에 있는 나라〉에서 상처입은 한 어린아이의 영혼을 따뜻하게 껴앉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펼쳐나가고 있다.

 박종관씨는 〈오류의 역사〉에서 현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절대권력의 문제점을 시골아이들의 "퇴비증산대회"에 비추어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양훈씨는 〈유금필〉이라는 역사소설을 내놓았다. TV드라마 〈태조왕건〉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장수 유금필을 집중 조명하면서 후백제와 고려의 싸움을 묘사하고 있다.

 이충호씨는 〈재회〉라는 작품으로 임란 때 가등청정의 좌선봉장으로 활약했으나 우리나라로 귀화한 인물인 사야가와 임란공신의 후손인 주인공의 재회를 생각하며 쓴 소설이다.

 조돈만씨는 〈용두산 엘레지〉에서 부조리한 시대에 용두산에 오르면서 희망과 용기를 되찾는 패자들의 이야기를 엘레지로 들려주고 있다.

 권비영씨는 〈말에 관한 몇가지 진실〉을 내놓았다. 실직으로 경마장을 드나들며 힘든 나날을 보내는 남자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김옥곤씨는 〈안대와 용접불꽃〉에서 울산이 공업도시로 지정되던 당시에 있었을법한 울산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웅씨는 〈흔들리는 역사〉에서 독립투사 박상진의 전기를 쓰는 동안 겪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표현했다.

 울산소설가협회를 창립한 뒤 2년만인 지난 1997년 창간호를 펴내고는 올해로 제5호를 만들어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설가들이 정기적으로 무크(잡지(Magazine)와 단행본(Book)의 성격을 아울러 가진 책으로 영문자를 합친 조어)를 펴내기란 쉽지 않은 일로 회원들은 5호까지 이어오면서 5~10편의 많은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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