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것이 경제적인 안정에 의한 발전이라면, 정신적인 풍요는 물질적인 풍요를 동반한 심리적인 여유와 만족감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싶다.

그렇다면 인간이 물질적인 풍요만으로 행복감을 누리며 만족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얼마 전 신문에서 OECD국가 중 자살률이 세계 1위란 기사를 본적이 있다. 우리는 이런 통계 숫자 속에 숨어 있는 원인이 꼭 생활고에서만 오는 것은 결코 아니며 정신적인 피폐가 결국은 육체의 파괴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국민들의 의식구조 속에 정서적인 안정, 삶에 대한 애착과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사고로 생을 즐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정신적인 풍요가 지극히 필요한 시대가 바로 지금으로 여겨진다.

우리의 고장 울산이 이제 환경의 도시에서 문화의 도시로 발전시켜가려는 움직임이 보여 지고 있다. 울산시의 시정방향에서도 문화적인 부분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하나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촉구해본다. 정작 우리는 피부로 느껴지는 것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울산의 문화예술행사가 근래에 와서는 어느 타 도시에 못지않게 많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때 울산 문화 예술인들의 활동이 활발함을 알 수 있으며 지방정부의 협조 또한 유기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가 사는 이 땅 울산은 과거 선사시대로부터 현재까지 많은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며 전통과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근대에 와서 공업 도시로서 중점적으로 육성되면서 경제적인 안정을 구축하고 국가 발전과 선진국으로의 성장에 국민의 온 힘을 집결시키다 보니 문화 예술적인 측면에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던 때가 있었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 때에 이제는 우리시민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문화예술인의 활발한 활동과 지방정부에서의 뒷받침에 한걸음 더 나아가 울산의 기업들도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메세나 운동에 다 같이 발맞추어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해 본다.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처한 문화·예술인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격려로 의욕적인 창작활동과 예술가로서의 긍지가 필요한 때이다.

과거 세계적인 문화의 발상지나 중심인 중국 황하,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등 세계 4대문명 발상지와 그리스로마,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그리고 현재 미국이 그러했듯이 언제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도 세계의 중심이었던 점으로 볼 때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가 튼튼하고 사회가 밝을 때 진정으로 선진국과, 찬란한 문화를 가진 국가로 당당하게 세계속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메세나 운동에 동참하고 있지만, 더욱 적극적으로 순수예술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문화예술의 기반이 튼튼한 토대위에 다양한 문화가 발전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튼튼한 기업이 받쳐주는 기반위에 모든 이들이 참여하는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찬란한 문화가 꽃 필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의 관심이 예술가를 신명나게 하고 예술가의 노력이 시민을 감동 시키는 울산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손돈호 울산미술협회 회장·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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