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아름다운 교복 물려주기 캠페인'을 실시해 화제다. 임직원 자녀의 교복 150여벌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그 수입금을 불우 이웃 돕기에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동구 대송동 농수산물센터 지하 1층 아름다운 가게 동구청에서 판매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중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성장기에 있는 자녀들에게 고가의 교복을 사 입히는 게 부담스러운 학부모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익히 알고 있듯이, 매년 신학기를 앞두고 불거지는 것 중 하나가 교복문제이다. 중·고교생의 교복가격을 둘러싸고 학부모 단체와 교복 업체간의 공방이 뜨거울 수 밖에 없다. 브랜드 교복 한벌 값이 25만원 내외로 하복까지 구입할 경우 50만원은 족히 들어가니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업체의 답합 의혹이 제기되고, 교육청이 중재에 나서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유명브랜드만을 추종하는 그릇된 인식까지 겹쳐서 학부모의 부담이 크다. 하지만 신학기를 넘기면 다시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해의 경우 다시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부에서 공동구매시 5월까지 교복착용을 늦출 수 있다고 지역 교육청을 통해 공문을 발송, 이것이 각 학교로 전달된 상태이다.

교복공동 구매는 30~40% 정도 싼 가격으로 교복을 구입할 수 있다는데서 권장할만한 방법이다. 다만 유명브랜드를 선호하는 10대들의 맹목적 성취욕과 그것을 강제하지 못하는 학부모의 심성이 맞물려 일괄 구매가 쉽지않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학교별로 선후배간에 교복을 대물림하거나 현대중공업처럼 교복을 기증받아 저렴하게 판매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대중은 이 같은 문제를 기업 차원에서 해결해 보려했다는데서 고무적이다.

현대중은 대기업으로서 직원 2만6000여명과 3000여개 협력업체 지원 등 20만명 가량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노사간 신뢰가 깊어 20년째 무분규 전통을 잇고 있으며, 지역내에서의 대시민 신뢰도도 높다. 직원들의 경우 매년 크고 작은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의 생활 속에 공생의 철학을 심고 있다. 교복 물려주기 캠페인도 그러한 여러 활동 중 하나로써 여타 기업들에게 권장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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