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개막한 "2002 부산비엔날레"의 현대미술전은 36개국 125명의 작가가 새로운 관점에서 부산을 둘러보고 내놓은 작품들이 낯설음과 친근감을 동시에 전해주고 있다.

 "문화에서 문화로"라는 비엔날레의 전체 주제를 두고 현대미술전은 "도시"라는 부주제를 다시 설정해 부산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작가들을 초청하여 부산과의 만남을 만든 결과 이들이 내놓은 작품 속에서는 "밖에서 보는 부산"이 직설적으로, 따뜻하게 또는 재미있게 묘사되고 있다.

 김애령 전시감독은 "문화라 부르는 삶의 방식이 가시화되는 공간인 도시는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문화의 집적이자 총화"라며 "오늘의 도시의 확장과 도시성의 편재, 소비문화와 이미지의 대량생산은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양상을 낳고 있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안&파트릭 푸와리에는 미술관 2층과 3층 사이에 뚫린 공간을 3층에서 내려다보는 거울방으로 만들고 그 곳에 부산과 서울에서 수집한 각종 건축물 모형으로 가상의 도시를 구성해 두었다. 화명동 등의 이름이 친근감을 더한다. 뉴욕작가 벤자민 에드워즈는 부산 방문에서 채집한 이미지를 합성하여 색테이프를 잘게 잘라 물감으로 그리듯이 붙여 회화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 평면작업을 내놓았다. 바르텔레미 토구오의 부산의 시장을 직접 방문해 아프리카의 3대 시장의 이미지를 합성한 설치한 작품은 전구가 총총이 내려와 있는 좌판 위에 고추, 멸치 등을 늘어놓고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사진을 벽에 붙여 관람객들이 마치 시장을 안을 둘러보고 있는 듯 구성돼 있다.

 설치가 아닌, 비디오 작품들은 거의 부산아시안게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스포츠를 주제로 삼고 있으며 변대용씨의 〈뒷골목〉, 배영환씨 〈말-몸〉, 김영진의 〈석고〉 등 국내작가들은 사회 정치 교육 등 우리의 현실문제를 심도 있게 고민하는 작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는 15일부터 11월17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는 "현대미술전"외에 15일로 예정했다가 운영상의 문제로 연기돼 오는 28일부터 11월17일까지 올림픽동산 야외조각공원과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주변에서 열리는 "부산조각프로젝트", 30일부터 10월27일까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바다미술제"가 차례로 막을 올린다.

 "부산조각프로젝트"(전시감독 송근배)에는 일본의 노부오 세키네, 한국의 이영학씨 등 10개국 작가 27명이 참가한다. 지난 15일 개장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전시 작품은 거의 대부분 도착돼 공원을 채우고 있다.

 "바다미술제"(전시감독 김광우)에는 10개국 작가 80명이 39점을 출품한다. 주최측은 국내외 작가로부터 응모를 받아 그중 24점을 선정했고, 나머지 15점은 초대형식으로 설치한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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