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산 중턱서 유골 무더기 확인, 신발.옷가지도 경찰 실종 어린이 추정, 부모들 『믿을수 없다』

11년전 실종돼 아직까지 생사를 모르고있는 대구 성서초교 「개구리소년」 5명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돼 경찰이 신원확인작업에 나섰다.

 26일 오전 11시30분께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성산고교 신축공사장 뒤편 500m떨어진 와룡산 중턱에서 개구리 소년들로 추정되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인 최환태(55.달서구 용산동)씨는 『산에서 도토리를 줍기 위해 주위를 살피던 중 사람의 뼈가 있어 등산용 지팡이로 주변 땅을 파보니 유골과 어린이의신발 등이 발견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발굴된 유골은 4구 가량으로 주위에서 어린이용 신발 5켤레와 운동복 등 옷가지10여점도 함께 발견됐다.

 특히 유골 가운데 1구는 실종 어린이 조호연(12)군이 보철을 한 것과 같은 보철흔적도 확인됐다.

 유골이 발견된 현장은 개구리 소년들의 집으로부터 3.5km 가량 떨어져 있고 학교 신축공사장 뒤편에 있는 와룡산(4부능선)으로 평소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한적한 곳으로 유골이 30cm 두께의 흙더미에 서로 엉켜 붙은 채 묻혀 있었다.

 경찰은 현장 상황으로 미루어 일단 실종 어린이들로 판단하고 있으나 현장에 달려 온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옷이 틀리고 아직 실종 어린이들로 단정할만한 결정적인증거가 없다며 믿지 않으려 했다.

 경찰은 당시 어린이들이 아침을 먹고 개구리를 잡기위해 와룡산에 올랐다가 점심, 저녁을 굶은 상태에서 하루종일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지친 상태에서 비가내리자 이를 피하기 위해 유골이 발견된 4부능선 구릉 웅덩이에 쪼그리고 모여 있다가 기온이 급히 떨어지므로 저체온 현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27일 오전 대구에 급파 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에게 발굴된 유골에 대한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경북대 토양학 전공 교수 등 전문가들이 이날 오후 현장을 찾아 토양을 채취,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지난 91년 3월 26일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성서초등학교에 다니던 우철원(당시 13세.5년), 조호연(12세.5년), 김영규(11세.4년), 박찬인(10세.3년), 김종식(9세.3년)군 등 5명이 와룡산에 개구리(도롱뇽 알)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지금까지 11년동안 실종 됐었다.

 경찰은 그동안 단일 실종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인원 32만명을 이 사건 수사에 투입했고 와룡산 일대를 비롯해 700여차례에 걸쳐 수색을 벌였으며 전국적으로800여만장의 전단을 배포, 수사를 벌였으나 행방을 확인하지 못했다.

 또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노래와 영화가 제작됐으며 추리소설까지 등장하고 최근에는 3차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만든 소년들의 성장한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되는등 실종 어린들을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실종 어린이 중 한명인 김종식군의 아버지 김철규씨가 전국적으로 아들을 찾아다니다 병을 얻어 49세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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