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이상 노인 45%는 치매환자
요양시설 부족으로 가족부담 커
법제정·인식변화로 적극 대처를

54세 한 남성은 평소에는 자녀와 아내에게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이면서 회사인 건설현장에서 적극적이며 활동적으로 참여해 오던 상태에서 2년 전부터 평소와 다르게 말수가 줄고 가족들과 잘 어울리려고 하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외래에서 실시한 뇌 MRI상 이상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으나 치매 선별 검사상 초기 치매 소견이 보여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진단 후 현재 약물치료 중인 상태에 있다. 치료후에는 기억력이나 판단력의 전반적인 호전 상태로 환자나 보호자 모두 비교적 만족해 하는 상태다.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중 하나가 치매로 실제 우리 주위에서 치매를 앓는 노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치매에 대해 고칠 수 없는 병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노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나이 든 사람은 누구나 당연히 앓는 병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치매 노인을 치료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체 인구 중 65세가 넘는 노인이 7%가 넘는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로 머지 않아 65세 노인이 14%를 웃도는 고령사회가 찾아 올것임에 틀림 없다.

65세 이상 노인 중 10%가 85세 이상 노인 중 45%가 치매를 앓고 있다. 2004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34만명을 넘어서 급속히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전국의 치매 요양시설은 537개에 불과하고 병상수는 공공, 민간 시설을 통틀어 4만여개 밖에 안돼 현재의 치매환자를 수용하는 데도 턱 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특히 요양시설 이용료도 월10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로 치매환자 가족이 감당하기엔 벅찬 금액이다.

치매에 대한 매스컴과 의료계의 적극적 홍보 덕분에 국민의 치매에 대한 의식변화로 최근 들어 치료을 받지 않고 방치 상태의 치매환자뿐 아니라 치매에 대한 사전 검사를 위해 병원 신경과를 찾는 환자의 숫자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로 보아 다행스러운 경향임에는 틀림이 없다.

또한 치매는 고칠 수 없는 불치의 병이 아니라 초기 치매의 경우 적절한 치료로 많이 호전될 수 있고 병이 계속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치매환자의 장애인등록을 비롯한 적극적 지원들을 위한 정부차원의 법 제정과 아울러 전 국민의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적극적 대처가 필요 할 것이다.

최승호 동강병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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