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용 적십자 등에 전달…사물놀이 동아리도 열성

"첨단 기술이 쏟아지는 시대에 아마추어 무선은 분명 구식입니다. 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가장 유용한 기술이죠."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아마무선봉사회의 박시대(43) 회장은 이제 '구식'이 돼버린 아마추어 무선(HAM)의 열렬한 추종자다. 박씨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창 아마추어 무선 붐이 일던 지난 1995년 자격증을 땄다.

이후 휴대전화 등 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잊혀져 가던 아마추어무선을, 그는 '봉사'에 활용해 보자고 생각했다. 때마침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가 생겼고, 박씨는 곧바로 아마무선봉사회에 몸담았다.

아마무선봉사회는 재해발생시 통신이 두절된 현장의 상황을 아마추어 무전기를 이용해 적십자사나 행정기관에 보고하는 봉사단체다. 특히 지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 통신이 두절된 현장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박씨는 "울산지사의 아마무선봉사회는 전국에서 가장 출발이 늦었지만, 25명 회원들의 실력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회원을 좀 더 늘려 전국 최고의 아마무선 조직으로 만들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이색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바로 '사물놀이 봉사'가 그 것.

현재 현대자동차 울산배송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그는 회사 내 사물놀이 동아리 '민속극회'에서 리더인 꽹과리를 맡고 있다. 이 동아리는 경로잔치 등 노인들의 행사에서 신명나는 공연을 펼쳐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박씨는 "봉사라기 보다 어르신들과 한 판 신나게 노는 일이죠. 우리는 관객이 있어서 좋고, 어르신들은 즐거워서 좋으니 '윈­윈' 봉사활동이라고 할까요"라며 웃어보였다.

특히 그는 꽹과리 장기를 살려 해외 봉사활동에도 나섰다. 의료봉사단을 도와 러시아와 캄보디아 등의 빈민촌을 돌며 한국의 신명을 뽐낸 것이다.

그는 "다른 민족이 사물놀이 장단에 춤추는 것을 보고, 한국의 흥은 만국공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출국할 때 잔뜩 싣고 갔던 북과 꽹과리 등은 모두 현지 주민들에게 선물했죠"라고 말했다.

이색적인 봉사활동에 매진해 온 그의 다음 계획이 궁금했다.

"2009년 3월 울산에서 열리는 '대한적십자사 아마추어무선봉사회 전국총회'에 전력을 쏟을 생각입니다. 전국의 무선 봉사자들에게 '울산의 추억'을 확실히 심어 줘야죠."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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