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문턱에 기침·두통 호소 냉방병 환자 급증
24~26℃ 적정 온도 유지·한두시간마다 환기를

직장인 A씨는 고열, 기침, 콧물 등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2주를 보냈다. 때이른 찜통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A씨 처럼 벌써부터 '냉방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냉방병이란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소화불량, 두통, 피곤, 정신집중 곤란 등을 호소하거나 고열, 기침, 콧물 등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여름 감기' 증상이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한테 나타난다면 냉방병을 의심할 수 있다. 요즘은 사무실이나 집은 물론 자동차 등 실내라면 어디든지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실내외 기온차가 커져 그만큼 냉방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더운 외부 온도에 비해 내부 온도를 에어컨으로 너무 낮게 설정하여 놓을 경우, 우리 신체는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어 여러가지 냉방병 증상을 보인다.

우리학문병원 박지현 내과과장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기온이 올라가면 '순응'이라는 과정을 거쳐 더위에 적응하는 1~2주가량의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이 기간이 지나면 우리 몸은 새로운 환경에 맞게끔 조절이 되지만 순응기간 동안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따르는데 피곤하고 소화가 잘 안되고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으로 냉방된 실내에서 지내기 때문에 여름이 되어도 '순응'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대신 밤낮으로 순응을 반복하는 것이 문제점이다.

박지현 내과과장은 "자율신경계 탈진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에어컨의 냉각 정도를 24℃에서 26℃ 사이에 맞추고 외부와의 온도 차이가 5℃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에어컨을 가동하는 실내는 습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에어컨이 더운 공기를 식히는 과정에서 수분을 응결시키기 때문에 습도도 계속 내려간다.

습도가 30~40%까지 떨어지면 호흡기의 점막이 마르고 저항력이 약해져 쉽게 각종 질환에 걸리게 된다. 이는 습도가 높은 여름에 청량감을 주는 좋은 작용도 하지만, 계속 이런 실내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호흡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지현 과장은 "냉방이 잘 된 실내에서도 물이나 차와 같은 수분을 충분히, 꾸준히 보충하도록 해야 한다"며 "가습기 등을 이용하여 습도는 40~60% 정도로 유지하며 개인적으론 자주 물을 마시고 틈틈이 자리에 앉아서나 복도에 나가 굳어진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고 전했다.

여름철은 더위를 피해 냉방이 되어 있는 실내생활을 주로 하게 된다. 오랜 시간을 밀폐된 공간에 있자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머리가 지끈거리고 코도 막히는 듯한 불편감을 호소하게 된다. 이른바 빌딩증후군으로도 분류할 수 있는 냉방병이다. 특히 냉방을 유지하기 위해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이런 증상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에어컨의 청소를 등한히 하거나, 실내에서 담배 등으로 오염 물질을 계속 유발하면 더욱 심각해진다.

이에 따라 냉방할 땐 한두 시간마다 환기시켜줘야 한다. 요즘은 많은 건물이 환기 시스템을 같이 가동하여 꼭 그럴 필요는 없지만 방 하나마다 에어컨이 하나씩 달려 있는 가정이나 사무실의 경우는 환기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냉방병의 예방 및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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