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에 없었던 여행이다. 새로움을 느낄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천혜의 자원을 이용한 최고의 휴양지다. 적도 인근지역으로 태풍이 시작되는 지역이라 태풍도 없고 쓰나미 같은 해일도 없는 천혜의 관광명소이다. 열대성 자연식물들이 무성하여 사시사철 꽃이 핀다. 자연이 주인이고 사람은 덤으로 자연에 얹혀 살아가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름 모를 새들이 열려진 호텔 라운지 안으로 정겹게 날아든다. 마치 자기 집 마당 드나들 듯이 말이다. 자기 뜰임을 주장하는 시위인 듯하지만, 다정한 목소리로 자연의 아름다운 음악까지 들려준다.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을 정말 잘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점심식사가 시내에 있는 식당으로 잡혀있었다. 시내로 가는 길이 빈민가를 거쳐 지나간다. 판잣집이며 해상가옥이며 어릴 적 1960년대의 우리 생활상을 보는 것 같아 암울했던 옛 기억들이 들추어진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 지척에 있는 우리의 일상과는 너무나 다른 점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하여 마음이 아프다. 식탁위에 방금 지나온 일그러진 그 얼굴들이 비쳐진다. 진수성찬이 즐겁지가 않다.

안목이 좁아서인지 모르지만 시설 하나하나 소품 하나하나가 고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어디하나 지적할 것이 없다. 완전 차별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문제는 사람이다. 오너의 신념과 종업원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에서 친절과 배려를 생명처럼 여김을 알 수 있다. 종업원의 기본자세에서 가식이란 한 점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느린 듯하면서도, 일사불란하다. 느림의 미학이다. 우리의 '빨리 빨리' 문화와 조화로운 접목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남의 일, 나의 일 이라는 개념이 없는 듯하다. '잘한 것은 당신 탓이요. 잘못한 것은 내 탓입니다. 그러니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여유 있는 자세이다. 해야 할 일이 보이면 무조건 함께 따라 나선다. 조금도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즐겁게 일할 수밖에 없다. 항상 해맑은 미소가 젖어있다. 만날 때마다 온몸으로 밝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인사를 한다. 자연히 고객들이 따라 감동받고 즐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번 들린 고객들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고객의 보안과 안전에 이중 삼중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소지품 검사를 받아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 조직관리가 철저하다. 언제 어디서든 고객을 중심에 둔 고객관리가 철저하다. 비수기임에도 4~5개월 전에 예약을 해도 방을 잡을 수 없는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떤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비전을 주고 있는지? 정부와 정치인은 국민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국민을 마음 편하게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 잘못한 것은 내 탓이요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학교는 아이들을, 정부는 항상 국민을 중심에 두어야한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기업이든 조직이든 살아남기 위해선 매사에 정직해야하며 신념을 갖고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한다. 그리고 '장사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모처럼 3박4일의 해외여행 그러나 기대하지 않았던 해외연수가 될 수 있어 기분이 상쾌하다.

아직도 비용이 확실히 얼마인지 모르고 다녀왔지만, 어느날 갑자기 '오래전에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가서 좀 쉬었다 오세요'하고 보내준 아이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다.

이동웅 울산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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