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호씨등 한국 대표 등산가 26명 산인평설 담아내

"감히 말하건대, 이 책은 발로 쓴 글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휴먼알피니스트들은, 단 한 번이라도 저잣거리나 사무실에서 만난 적이 없다. 그들을 만나는 곳은 언제나 산이었고, 바위였으며, 캠프였다. 알피니스트들이 몰입하고 추구했던 대상이 산이었으니 그건 당연한 일이다."

산 관련 전문 저널리스트 신영철씨가 쓴 '신영철이 만난 휴먼 알피니스트'가 나왔다.

산에 대해 전문가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작가는 이 책의 서문 '길 끝난 곳에서 만난 휴먼 알피니스트'에서 발로 뛰어다니면서 현장에서 글을 썼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책은 신선함과 현장감이 넘친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산 앞에 벌거벗고 자신을 성찰한 사람들의 산인평설(山人評說)이다.

신들의 영역 히말라야와 마주서서, 종주먹을 쥔 채 부릅뜬 눈으로 산정을 노려봤던 사람들. 산을 통해 치열하게 인생을 사유했던 사람들. 그들은 왜 오름짓에 자신의 명운을 걸었을까. 그들 자신이거나 혹 그들과 함께 끈을 매었던 사람들 중 더러는 그대로 산이 된 사람도 있고, 더러는 손가락 발가락을 몽탕 자르고 산과 이별한 사람들도 있다.

이 책에서는 등산의 현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휴먼 알피니스트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시대의 내로라하는 허영호, 엄홍길, 박영석은 물론 8000곒급 14봉 완등에 나선 여성산악인 오은선, 고미영에 이르기까지 총 26명의 현재 근황과 속마음을 담았다.

또 그들에게 그 길을 안내했고 영향력을 미친 선배와 동료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내밀하고도 초절한 정신을 그려내고 있다.

그들은 왜 산을 오르는가. 산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가. 생명을 경시하는 미친 짓인가,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지평을 열려는 꿈과 열정의 몸짓이었나.

그들은 모천 회귀하는 연어처럼 히말라야가 흘려준 빙하를 거슬러 올랐고 그 근원인 정상에 서려 했다.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만든, 길 없는 길은 그들 스스로 만든 신념의 행로였다.

작가는 1951년 청주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차례 히말라야 원정 경험이 있으며, 현재 산 관련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1999년 미주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2005년 문학사상사에 장편소설이 당선됐다. 펴낸 책으로는 '낙동정맥' '히말라야 이야기' '가슴속에 핀 에델바이스'가 있다. 2007년 대한민국 산악문화상을 수상했다. 도서출판 산악문화 1만3000원.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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